"인류를 파괴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던 AI로봇 소피아. 2018년 1월 30일 인공지능(AI)로봇 '소피아'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서울 중구 더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서 일대일 대담하고 있다.
홍콩 핸슨로보틱스가 개발한 AI로봇 소피아는 사용자와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미세한 표정도 지을 수 있다. 소피아는 2016년 SXSW 축제에서 "인류를 파괴하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홍콩 핸슨로보틱스가 개발한 AI로봇 소피아는 사용자와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미세한 표정도 지을 수 있다. 소피아는 2016년 SXSW 축제에서 "인류를 파괴하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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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전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가 4일 더웰컴이 진행된 ‘코로나 이후 인공지능 비즈니스의 변화’ 웹세미나(웨비나)에서 "AI 시스템에 대한 명확한 목표 없이 서둘러 공공 일자리만을 위해 미리 데이터를 쌓는 것은 자칫 비효율로 이어지고 최악의 경우 데이터를 몽땅 버리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최근 정부가 디지털뉴딜을 통해 AI 육성에 팔을 걷은것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그는 "IMF 이후 김대중정부가 실직자들에게 전자상거래와 웹페이지, 공인인증서를 가르쳤고 이듬해 1999년 인터넷 벤처붐으로 이어졌다"면서 "3차산업혁명에 앞선 일종의 뉴딜정책이 이뤄진 것인데 우리도 이왕 돈을 쓴다면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뉴딜정책형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게 옳다"고 평가했다.
이경전 교수가 웹세미나(웨비나)에서 쏟아낸 독설이다. 이 교수는 국내 내로라하는 AI 전문가다. AI 관련 최고 권위 학술단체인 국제인공지능학회(AAAI)로 부터 세차례나 우수논문상을 받은 유일한 국내 학자다. 1995년과 1997년에 이어 지난 2월 다시 ‘혁신적 인공지능 응용논문상’을 받아 내년 봄 AI매거진에 논문이 실린다.
AI 미래에 대한 그의 주장이 한편으로 낯선 이유다. IT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의 상식과도 배치된다. 실제 이 교수는 강연때 마다 AI가 사람을 지배하거나 사람과 같은 AI는 “영화 속 환상”이라며 “AI는 사람을 보조하는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직설적인 화법 때문에 ‘학계의 이단아’라는 평가도 듣는다. 하지만 그의 설명을 들어보면 그의 주장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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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먼저 "휴먼라이크(human-like, 사람과 같은) AI는 정통한 AI를 공부하지 않은 비전문가들의 상상력이 섞인 개념"이라고 일축했다.
이미 서구 학계에서는 1990년대 중반이후 AI에 대해 '이성적 액션'의 관점으로 재정의됐고 '사람이 준 목표를 잘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AI를 규정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소프트뱅크의 '페퍼'와 MIT대학의 '지보', 홍콩 핸슨로보틱스의 '소피아' 등 사람의 형체, 행태를 모사한 AI로봇들이 잇따라 개발됐지만 자신의 예측대로 실패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같은 현실을 기업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 실제 몇몇 '사람처럼 대응하는 AI서비스'를 개발중인 S전자와 W은행에 대해 "실패할 것"이라고 얘기하자 이후 강의가 끊겼다고 덧붙였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사진=생산성본부
간단히 음악이나 날씨를 틀어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사용자와 대화처리는 여전히 안되는데 이는 대화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기술이 그만큼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화가 지닌 '목적함수'를 명확히해야 하는데 이는 아직 연구가 충분치 않다는 것. 나아가 앞으로 AI가 모든 암을 진단해 해결하고 완전 자율주행을 수행하거나 사람처럼 대화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라는 주장이다.
AI는 사람돕는 기술…막연한 환상버리고 목적 분명히 해야이 교수는 "인공지능 챗봇이나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 등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대답에서 감정을 느끼고 기분이 어떤지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구글이나 MS가 최근 대화형 AI를 연구하면서 무엇을 최적화할지에서 다시 출발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다 현실적인, 목표가 분명한 접근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그가 최근 AAAI의 우수논문상을 받은 연구는 현대차에 용접 너트를 납품하는 프론텍이 불량품을 줄이는 공정을 기존 사람에서 AI로 전환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가 포스트코로나 AI비즈니스의 변화에대해 줌토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줌토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