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방울 막는 500원 마스크, 오늘은 꼭 사고싶은데…"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0.06.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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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킵스 '비말차단 마스크'/사진=웰킵스몰월킵스 '비말차단 마스크'/사진=웰킵스몰


주부 A씨(38)는 지난 5일 오전 마스크 판매 사이트에서 3시간 넘게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비말차단용 마스크' 구매에 실패했다. 미리 회원가입을 해뒀고, 판매 개시 시간인 오전 9시 전부터 로그인 상태로 전쟁을 준비했지만 소용 없었다.

손엔 스마트폰을, 식탁엔 노트북을 두고 '투트랙' 구매 전략을 전개했으나 수백만명의 동시 접속 탓에 사이트는 계속 먹통이었다.



가까스로 3개짜리 10세트(1인당 구매제한 30매)를 장바구니에 넣어도 결제 화면으론 통 넘어갈 수 없었다. 결국 뜻을 접었던 A씨는 "날이 크게 더워져 여름용 마스크가 꼭 필요하다"며 "오기가 생겨 월요일(8일) 아침에도 다시 도전할 생각"이라고 했다.

"3시간 사투에도…" 비말차단용 마스크 대란
"침방울 막는 500원 마스크, 오늘은 꼭 사고싶은데…"


A씨의 '득템' 바람과 달리 비말차단 마스크 구매 대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운 날씨로 통기성이 좋은 여름용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비말차단 마스크는 약국에서 파는 보건용 KF 공적 마스크보다 훨씬 호흡이 편하고 가벼우면서도 높은 비말 차단 기능(KF 기준 55~80%)을 갖고 있다.

미세한 침방울을 차단해 준다는 의미에서 'KF AD'(Anti Droplet)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격은 공적 마스크(장당 1500원)의 1/3(장당 500원)에 불과하다. 웰킵스의 첫 날 판매 사이트에 엄청난 규모의 동시 접속자가 몰린 배경이다.

웰킵스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 허가를 받은 파인텍이 지난 6일 '네퓨어 비말 마스크'를 온라인몰인 공감아이몰과 에코페어에서 소량 판매했지만 역시 5분 만에 동났다고 한다. "결제창도 못가고 몇 초 만에 품절이다", "결제 중에 품절이란다"는 등의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트레이더스 중국산 마스크도 이틀연속 '완판'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일회용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6.7/뉴스1(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일회용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6.7/뉴스1
주말인 6~7일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90만장씩 푼 장당 320원짜리 중국산 일회용 마스크도 이틀 연속 순식간에 완판됐다. 매장 문을 열기도 전에 몰린 고객들로 수백번대 번호표를 나눠주는 진풍경이 재연되기도 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아줄 정도의 방역 효과를 지난 값싸고 편한 마스크를 사려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공급은 여전히 태부족이다. 웰킵스는 지난 5일에 이어 자사 온라인몰(웰킵스몰)에서 8일 오전 9시부터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판다. 파인텍에 이어 건영크린텍, 케이엠 등 식약처 허가를 받은 생산업체들도 순차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다. 생산업체들이 밤낮없이 증량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은 하루 20만~30만장 가량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는 이달 말이나 돼야 하루 생산량이 100만 장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8일 온라인 판매 재개 "수요 폭증, 하늘의 별따기"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동점 매장에서 시민들이 일회용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이날 이마트 트레이더스 전국 18개 점포에는 새벽부터 일회용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20.06.07.  semail3778@naver.com[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동점 매장에서 시민들이 일회용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이날 이마트 트레이더스 전국 18개 점포에는 새벽부터 일회용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20.06.07. [email protected]
웰킵스는 오는 20일부터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약국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판매 통로를 넓힐 계획이다. 15일부터는 장당 350원짜리 평판 마스크도 판매한다. 마스크 생산업계에선 생산량이 늘고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로 유통망이 확대되면 조만간 수급 상황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구매 대기 수요에 견주면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사는 건 당분간 '하늘의 별따기'에 가까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웰킵스의 경우 주말 동안 사이트를 복구하고 시스템을 개선했다. 하지만 동시 접속자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공적 마스크처럼 비말차단용 마스크도 '5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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