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에 한일 관계는 악화일로…삼성 '비상계획' 수립 착수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0.06.0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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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비상경영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장기화에 이어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관계 악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것에 따른 조치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을 중심으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마련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일관계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비상경영계획 수립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추가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해외법을 통해 반도체 핵심 소재와 장비 수급방안 등 협력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의 직접적인 수출 규제 대상은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반도체 일부 공정에 국산 고순도 불화수소를 사용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하지만 반도체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 등 일부 핵심 소재와 장비의 경우 당장 국산 대체가 어렵다. 만약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을 늘리는 동시에 장비까지 제재에 포함하면 삼성전자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중 관계에서도 삼성전자는 '샌드위치' 신세다. 미국은 지난달 중국 회웨이에 모바일 AP(어플리케이션프로세스) 등 시스템 반도체 공급을 규제하는 방안을 발표한 이어 홍콩에 대해 '특별지위' 박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장 오는 9월부터 미국 정부의 공식 승인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팔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변도 불투명해 삼성전자 특유의 M&A(인수·합병) 전력을 기대할 수도 없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을 둘러싼 대외 상황은 녹록지 않다"며 "반도체 사업 차질 등의 현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대언론 호소문을 통해 "삼성이 위기"라며 "경영 정상화로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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