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사투 속 야속한 장바구니…"내일은 마스크 제발"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0.06.0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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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킵스 '비말차단 마스크'/사진=웰킵스몰월킵스 '비말차단 마스크'/사진=웰킵스몰


# 주부 A씨(38)는 지난 5일 오전 마스크 판매 사이트에서 3시간 넘게 쏟아부은 갖은 노력을 생각하면 아직도 허탈하다.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품귀현상을 빚던 지난 3~4월보다 더한 사투였다. 그런데도 '비말차단용 마스크' 구매를 결국 포기했다.

나름대로 준비는 철저했다. 미리 회원가입을 해뒀고, 판매 개시 시간인 오전 9시 전부터 로그인 상태로 전쟁을 준비했다고 한다. 손엔 스마트폰을, 식탁엔 노트북을 두고 '투트랙' 구매 전략에 나섰다.



결과는 참담했다. 사이트 접속부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빈 화면엔 "동시접속량 증가로 불편을 드려서 죄송하다. 이용중 속도가 느리거나 문제 발생시 다시 접속할 달라"는 공지만 보였다. '서버 오류' 화면으로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비말차단용 판매 첫 날, 장바구니 끝내 열리지 않았다
3시간 사투 속 야속한 장바구니…"내일은 마스크 제발"


무한 클릭을 반복하다 약 1시간이 지나서야 정상적으로 홈페이지가 처음 열렸다. 환호도 잠시, 진짜 고난이 시작됐다고 했다. 비말차단마스크(웰킵스언택트마스크)를 골라 누르기를 수백, 수천번. 한참 지나 3개들이 10세트(1인당 구매 제한 30매)를 겨우 선택한 후 '구매하기' 버튼을 눌렀지만 화면은 또 먹통이었다.

어쩔 수 없이 아래 쪽 '장바구니 담기'를 골라 마스크 30장(장당 500원)을 우겨 넣었다. '이제 마지막 관문인 결제만 하면 되는구나' 안도했지만 다시 손이 아플 정도의 무한 클릭을 반복해야 했다. 그러기를 수십 분. '장바구니'는 끝내 A씨를 외면하곤 열리지 않았다. 시계침이 어느새 정오를 가리키자 A씨는 결국 스마트폰과 노트북 화면을 닫았다.

'여름용 마스크' 대란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주말에도 이어졌다. 웰킵스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 허가를 받은 파인텍이 전날 '네퓨어 비말 마스크'를 온라인몰인 공감아이몰과 에코페어에서 소량 판매했지만 5분 만에 동났다고 한다. "결제창도 못가고 몇 초 만에 품절이다", "결제 중에 품절이란다"는 등의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8일 약 30만장 풀리지만, '여름용 마스크' 대란 이어질 듯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일회용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6.7/뉴스1(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일회용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6.7/뉴스1
8일에는 웰킵스와 파인텍, 건영크린텍, 케이엠 등 식약처 허가를 받은 생산업체에서 20~30만장 가량의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다시 푸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날이 크게 더워져 여름용 마스크가 꼭 필요하다"며 "오기가 생겨 월요일(8일) 아침에도 다시 도전할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A씨의 바람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여름용 마스크 대란 사태가 잦아들기는커녕 가속화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비말차단 마스크의 장점은 보건용 마스크보다 훨씬 호흡이 편하고 가벼우면서도 덴탈마스크 수준의 비말 차단 기능(KF 기준 55~80%)의 필터를 달고 있다는 점이다. 가격도 KF 공적 마스크(장당 1500원)의 1/3(장당 500원)에 불과하다.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지난 6일 전국 매장에서 판매한 장당 320원짜리 일회용 마스크 90만 장도 순식간에 동이 났다.

더운 날씨에 저렴한 여름용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5일 웰킵스몰의 판매 수량은 20만 장인데 동시 접속자 수는 최대 800만 명이었다고 한다. 웰킵스는 주말 동안 동시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된 사이트를 복구하고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지만 동시 접속자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동점 매장에서 시민들이 일회용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이날 이마트 트레이더스 전국 18개 점포에는 새벽부터 일회용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20.06.07.  semail3778@naver.com[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동점 매장에서 시민들이 일회용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이날 이마트 트레이더스 전국 18개 점포에는 새벽부터 일회용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20.06.0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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