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재간접 리츠 상장…한계 뛰어넘을까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6.07 14:04
글자크기
서울 태평로빌딩 /사진제공=이지스자산운용서울 태평로빌딩 /사진제공=이지스자산운용


NH프라임리츠 (4,370원 ▼50 -1.13%)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 재간접 리츠가 상장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달 중순 공모 청약을 거쳐 오는 7월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를 상장할 계획이다.

재간접 리츠란 부동산을 직접 매입해 유동화한 리츠와 달리 부동산 사모펀드에 투자하거나 리츠 회사의 지분에 투자한다. 부동산을 직접 매입하는데서 발생하는 번거로움은 없지만, 그만큼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이지스밸류플러스 성공할 수 있을까.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NH프라임리츠…재간접 리츠 한계
앞서 지난해 말 상장한 NH프라임리츠의 성적표는 다른 공모리츠와 비교해 크게 뒤쳐진다. 5일 기준 NH프라임리츠의 주가는 공모가(5000원)보다 낮은 4995원이다. 지난해 12월 5일 상장 직후 6500원 고점을 찍은 이후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함께 지난해 상장한 상장한 일반 공모리츠 롯데리츠 (3,395원 ▼85 -2.44%)는 공모가(5000원)을 웃도는 58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3월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4월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도 적다. 롯데리츠의 일 평균 거래량이 100만주 단위인 반면 NH프라임리츠는 10분의 1 수준인 10만주도 넘지 못한 날이 많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이 같은 주가 흐름 차이는 NH프라임리츠의 재간접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자본시장법상 재간접 리츠는 공모펀드가 투자할 수 없다. 운용보수가 중복으로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ETF(상장지수펀드)에도 편입이 안 된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NH프라임리츠와는 다르다"
같은 재간접 리츠지만 이지스밸류글로벌리츠와 NH프라임리츠는 품고 있는 자산의 성격에서 차이가 난다. 자산의 성격만 두고 본다면 이지스밸류글로벌리츠가 유리하다.


우선 NH프라임리츠의 자산부터 살펴보자. NH프라임리츠는 총 4개 사모펀드와 리츠 회사 지분에 투자하고 있다. 에이알펀드(자산 서울스퀘어), KB강남1호리츠(강남N타워), 현대38호펀드(삼성물산 서초사옥), 유경11호펀드(삼성SDS타워) 등이다.

문제는 투자 대상에 대한 지배력이다. 기존 자본시장법시행령에 따르면 공모 재간접 리츠에 편입할 수 있는 사모펀드 지분은 10%가 한계다. 이 때문에 NH프라임리츠가 주요 자산으로 자랑했던 삼성물산 서초사옥에 대한 지분율은 5%에 불과하다.

지배력이 약하면 그만큼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임대 만기를 맞을 때마다 어떤 자산을 편입할지 고심해야 한다. 이로 인해 예상 수익률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반면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97호(태평로빌딩) 지분 99%에 투자한다. 지난 4월 자본시장법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공모 재간접 리츠의 사모펀드 편입 비중 제한이 사라졌다. 사실상 일반 공모리츠와 다를 바 없는 구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NH프라임리츠와 확연히 다르다"며 "이지스밸류플러스는 사실상 태평로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임대차 계약에 있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