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신용융자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세장에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증시가 코로나19(COVID-19)와 미·중 갈등 위기 속에서도 주요국들의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과 경제 재개 기대감에 상승세를 나타내자 신용융자도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일주일(6월1~5일) 간 주식수 기준으로 신용융자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KNN (882원 ▲8 +0.92%)이다. 지난 5일 신용융자 잔액은 1189만주로 일주일 전보다 371만주(45.4%) 늘었고 융자비율(총 주식수에서 융자잔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6.18%에서 8.98%로 상승했다.
KNN은 부산·경남 지역에 기반을 둔 방송사인데, 최근 정치 테마주로 꼽히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야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홍정욱 전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었던 언론사 헤럴드와 KNN이 공동으로 영어 교육업체 '부산글로벌빌리지'에 투자하고 있어 홍 전 의원과 KNN은 동업자 관계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홍 전 의원은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헤럴드 지분 모두를 중흥건설에 매각해 현재는 지분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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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N 주가는 정치 테마를 재료로 지난 4월27일과 5월29일 두 번 상한가를 기록했고 2달 동안 주가는 약 80% 올랐다. 하지만 여느 테마주처럼 KNN의 상승세도 오래가지 않았다. 신용융자는 지난 3일부터 급증했으나 일주일 동안 주가는 6.63% 하락했다.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한국프랜지 역시 최대주주가 홍 전 의원과 친족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주목받고 있다. 주가는 3월 저점 대비 3배 이상 급등했고 50만~60만주 수준이던 신융융자 잔액도 300만주로 확 늘었다. 주가 상승기에 신용을 쓴 투자자는 큰 차익을 실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일주일 간 성적은 신통치 않다. 신용융자는 47만주(18.3%) 증가했지만 주가는 반대로 10% 하락했다.
건설중장비·특수차량 업체인 수산중공업도 정치 테마주로 꼽힌다.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과 정세균 총리가 압해 정씨 종친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수산중공업의 신용융자 잔고는 347만주로 일주일 전보다 81만주(30.2%) 늘었는데, 주가는 지난 2일을 기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동물 감염병 이슈가 있을 때마다 테마주로 거론되는 팜스토리와 한일사료도 최근 신용융자가 급증했다. 팜스토리는 일주일 전 대비 194만주(108.9%)늘었고 한일사료는 165만주(88.8%) 증가했다. 하지만 그 동안 팜스토리 주가는 보합에 그쳤고 한일사료 주가는 0.5% 하락했다.
신용융자가 몰린 테마주의 공통점은 주당 가격이 1000~2000원대로 저렴하고, 시가총액이 1000억원 안팎으로 작아 이슈에 의한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주가가 급등할 때는 신용융자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주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리스크도 크다.
최근 신용융자가 급증한 종목들도 일주일 간 수익률은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 특히 신용융자는 높은 이자율과 반대매매(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것) 우려로 인해 '바이앤홀드'(매수 후 보유) 전략이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