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서 뺀 예금 어디갔나 봤더니…저축은행엔 2.3조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0.06.0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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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서 뺀 예금 어디갔나 봤더니…저축은행엔 2.3조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0.5%까지 떨어지면서 시중은행에서 빠져 나온 예금의 일부가 저축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올 들어 저축은행 예금은 매월 두 자릿수의 증가폭을 보이면서 자금을 빨아 들이고 있다.

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5개 저축은행 금융 서비스를 하나로 모은 모바일 앱 ‘SB톡톡플러스’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2조32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금 잔액은 9114억원이었으나 지난 1월 전월보다 33% 증가한 1조2122억원으로 늘어났다. 코로나가 국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2월에도 1조4548억원으로 전월 대비 20% 증가했다. 4월에도 2조원을 돌파하는 등 매달 10~20%씩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저축은행 업계는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0%대로 낮아지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시중은행보다 금리를 더 얹어주는 저축은행으로 고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중은행의 예금규모 추이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예금 잔액 1월 647조3449억원에서 5월말에는 643조7699억원으로 3조5750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에 저축은행 예금 금리도 낮아지는 추세지만 시중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높고,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잘 갖춰놔 시중은행에서 이탈 고객을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12개월 정기 예금 평균 금리는 아직 1.91%를 유지하고 있다. 모바일 앱에서 입출금 통장이나 정기 예금에 가입하면 1% 후반대 금리를 적용해주는 상품도 많다. 반면 7일 기준 주요 은행들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1년 만기 기준)의 기본금리는 연 0.7~0.95% 수준이다. 단순 비교해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물론 시중금리가 계속 낮아지는 상황에서 저축은행도 앞으로 지금과 같은 상대적인 ‘고금리’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부터 저축은행에도 예대율 규제가 도입돼 소비자가 맡긴 예금에서 110%까지만 대출을 해줄 수 있다. 내년 예대율은 100%로 맞춰야 한다. 돈이 들어오는 대로 모두 대출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금리를 통해 수신액을 조절해야 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은 대출 금리를 낮추길 바라는 반면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금리가 계속 낮아지는 추세여서 역마진 우려가 있다”며 “저축은행 역시 예금 금리는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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