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원 마스크' 2000만장 풀린다…정용진의 '초저가 특명'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06.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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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고객들이 줄을서서 마스크를 구매하는 모습/사진제공=이마트 트레이더스지난 2월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고객들이 줄을서서 마스크를 구매하는 모습/사진제공=이마트 트레이더스


#. 지난 2월 24일 대구·경북지역 이마트 7개점과 트레이더스 대구비산점에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마트를 쭉 둘러쌓았다. 이마트가 코로나19(COVID-19) 마스크 221만장을 개당 820원에 판매하면서 벌어진 현상이었다.



이마트는 "저렴한 가격에 물량일 많이 풀면 사람들이 더 많이 사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또 곧 다가올 여름 마스크 수요가 폭발할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

2월 벌어진 마스크 줄서기, 이마트 "300원대 마스크 구해라" 특명
이마트는 분주해졌다. 일회용 마스크를 얼마에 팔아야 할까. 당시 시중에 일회용마스크가 장당 500~600원선에서 판매됐다. 이마트는 그렇다면 무조건 최소 300원대 초반으로 판매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8월부터 주도해온 초저가 전략과 맥이 닿아있다. 정 부회장은 대형마트 위기 타개책으로 "근본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해왔다. 유통업의 본질인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정공법이 통한다는 얘기다.

2월부터 이마트는 국내외 마스크 공장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조건은 1000만장 이상 사갈테니 단가를 낮춰달라는 것. 국내 업체 중에선 이 조건을 맞춰줄 곳이 없었다.

그러던 끝에 중국 칭다오에서 한 제조업체를 만나게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 번에 2000만장 대량 물량을 구매하기도 했고, 칭다오와 서울 거리가 가까워 배로 하역해 들어오는 물류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스 하루 몇박스씩 푸나
/사진제공=이마트 트레이더스/사진제공=이마트 트레이더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한 마스크 물량은 KF마스크와 일회용마스크를 합쳐 총 약 900만장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번에 판매되는 2000만장은 트레이더스에서 약 1년 가까이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인 셈이다.

트레이더스는 6일부터 전국 18개 트레이더스 매장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판매한다. 한 매장당 하루 판매량은 700~1000박스로, 대형/소형 일회용마스크 50개입 1박스를 1만5980원에 판매한다. 장당 가격은 320원이다. 구매 개수는 1인당 1박스로 제한했다.

이마트는 지난 2월과 같이 고객이 몰릴 걸 우려해 각 점포에 번호표를 미리 준비해놨다. 오전에 번호표를 받은 고객이 언제든 교환할 수 있게 준비를 마쳤다. 또 6월 한달간 판매를 위해 매 주차별로 물량을 나눴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와 일회용 마스크, 어떻게 다를까
이마트가 판매하는 마스크는 MB(멜트블로운 부직포)필터가 포함된 3중 구조 일회용마스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외품 허가를 받은 마스크는 아니다.

의료용 마스크인 덴탈마스크와 5일부터 시중에 판매된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방수 테스트 등 식약처 검증을 받았지만,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일회용 마스크는 식약처 검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판매되는 일회용 마스크가 방수력에 약간 차이가 있지만 입자 차단 성능은 KF55마스크와 KF80 사이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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