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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도토리 보내면 어떻게 해"…폐업 논란에 소환된 싸이월드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조성훈 기자 2020.06.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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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로고 / 사진제공=외부싸이월드 로고 / 사진제공=외부




#마이홈피는 00년 00월 00일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추억들고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지려 합니다. (…)영원한 추억의 동반자가 되어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2019)-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드라마 속 서비스 사업자는 이같이 공지하며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했다.

방영 당시 이 장면을 본 시청자 대부분은 페이스북, 트위터보다 앞서 1세대 SNS 플랫폼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우리의 '싸이월드'를 떠올렸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대세인 지금, 어느새 잊혀졌던 싸이월드가 우리의 뇌리에 소환됐다. 폐업 논란이 일면서다.





싸이월드, 진짜 문닫나…폐업의사 '없다'지만 로그인은 '먹통'


6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지난달 26일 폐업 처리됐다. 국세청 홈택스 서비스의 사업자 등록 상태 페이지에서 싸이월드는 '폐업자'로 조회된다. 싸이월드의 폐업 조치는 자진신고가 아닌 세금 체납 문제로 인한 관할 세무서의 직권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싸이월드의 서비스 종료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10월엔 사전 공지 없이 이용자들이 접속불가상태에 빠져 논란이됐다. 당시 도메인(사이트 주소) 만료일이 2019년 11월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이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싸이월드는 도메인 만료 기한을 1년 연장했다.

싸이월드 측은 폐업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전일 싸이월드 사무실을 찾아 현장조사를 벌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장조사 그 결과 "사무실에 직원이나 사무 집기 등은 전혀 없고 비워진 상태였지만 2곳의 서버는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와 재무책임자(CTO) 모두 폐업 의사가 없다고 알려왔다"며 "또 대표에게 폐업 신고 절차 등을 확인해 부지불식간에 폐업하지 않도록 설명했다"고 밝혔다.

현재 싸이월드의 웹사이트는 유지되고 있지만 로그인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백업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미 오랫동안 활성화되지 않은 서비스다 보니 로그인 시 ID나 비밀번호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거쳐야 하는데 이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회사가 폐업 의사가 없는 만큼 현재로선 신고 의무도 없고 정부차원에서 조치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기통신사업법 26조는 부가통신사업자는 사업 폐지 예정일 30일전까지 이용자에게 알리고 15일 이전에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신고하도록 돼 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소개 페이지 캡처싸이월드 미니홈피 소개 페이지 캡처


3050 추억의 책갈피 '싸이월드' 영욕의 세월


1999년 등장한 싸이월드는 페이스북, 트위터에 앞선 1세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다. 한 때 3200만명이 가입하고 매달 2000만명이 방문하는 국민 서비스였다.

누구나 간편하게 나만의 홈페이지(미니홈피)를 개설하고 각종 장식기능과 배경음악들로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 인기를 모았다. 아울러 일촌맺기나 파도타기 등 온라인 소통 기능이 더해져 큰 사랑을 받았다.

사실 30~50대에서 싸이월드는 젊은 날의 일기장이자 앨범과 같다. 풋풋하던 젊은시절 일상의 추억과 고민, 그리고 가슴아픈 시련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젊은날의 초상이랄까. 싸이질(?)을 하던 조카와 일촌을 맺으려던 삼촌이 진짜 도토리를 보냈다던 '웃픈' 스토리도 회자된다. 사용자들은 멋진 사진과 명언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헤맸다. 당시 유행한 싸이월드 배경음악들은 아직까지 회자된다. 인기 연예프로그램 '슈가맨3'에 소환된 싸이월드 인기 BGM이 다시한번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던 싸이월드가 어느새 우리 뇌리에 한동안 잊혀졌다. 무리한 해외 진출과 모바일 전환 실패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16년 프리챌 창업자인 전제완 대표가 인수해 뉴스정보, 블록체인 등 신사업을 시도했지만 재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사실상 언제 폐업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셈.


지난해 10월엔 사전 공지 없이 이용자들이 접속불가상태에 빠져 논란이됐다. 당시 도메인(사이트 주소) 만료일이 2019년 11월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이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싸이월드는 도메인 만료 기한을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이용자들이 과거의 데이터를 다운받았다.

이런 이유로 당장 서비스가 완전히 문을 닫아도 이용자들의 큰 데이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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