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테마주'로 각광받던 회사, 상폐 직전에 부활한 사연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2020.06.0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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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화아이엠씨 본사세화아이엠씨 본사


'코로나19 사태' 여파에 따른 경제적 충격으로 로펌업계에서 '상장폐지 분쟁'이 늘고 있는 가운데 퇴출 직전까지 갔다가 재기에 성공한 코스피 상장 기업 사례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세화아이엠씨는 전 대주주의 횡령·배임으로 재무상태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탄탄한 기술력과 영업 네트워크를 앞세워 재정건전성을 확보해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유지 결정을 받아냈다.



1981년 전남 광주에 설립된 세화아이엠씨는 '타이어 몰딩'이라는 고난도 금형기술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으로, 지역 내 몇 안되는 상장기업이다.

하지만 2017년 8월부터 무자본 인수합병(M&A)의 표적이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주가조작 정황에 이어 2018년 4월에는 전 대주주의 배임과 횡령 문제가 불거졌다. 주가조작 시기에는 '이낙연(전 국무총리) 테마주'라는 사실무근의 소문이 돌면서 한때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결국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심사에 착수했고, 같은해 9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감사 결과 의견거절이 나왔고,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4월 9일까지 마지막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전 대주주의 배임 사실이 또 한건 늘면서,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되는 등 세화아이엠씨의 상장 유지 가능성은 멀어지는 듯 했다.

세화아이엠씨는 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린(대표 임진석)과 함께 '정공법'을 택했다. 경영개선의 양대 축인 재무건전성과 영업지속성 이행 개선에 주력했다.

당초 세화아이엠씨의 유동비율(현금성 자산)이 낮은 반면 부채비율은 매우 높았다. 이에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재무개선 대책을 적극 추진했고, 그 결과 2018년 1765%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올해 1분기 기준, 469%까지 뚝 떨어졌다. 유동비율도 같은 기간 41.80%에서 50.96%로 개선됐다.


재무구조가 개선되자 독보적 기술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기존의 글로벌 영업망에다 재무건전성까지 확보되면서 미쉐린 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타이어업체와 끊겼던 수주도 다시 체결됐다.

애초 문제가 됐던 대주주의 횡령·배임 등 오너리스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시스템도 마련했다. 우성 코퍼레이션(53.53%, 지난 3월 유상증자 완료 후 기준)이 새로운 최대 주주로 들어서면서 3년간 장기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경영안정을 위한 방안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를 구성하고, 전문 경영인인 손오동 대표를 영입하는 등 새로운 경영진을 구축했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유지 여부 심의를 위해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지난 5월 25일 상장유지를 결정했다.

김종식 변호사(법무법인 린 상장자문팀)는 "기업전문 변호사, 재무전문 회계사, 한국거래소 출신 법학박사 등 대응팀이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최적화된 대응을 할 수 있었다"면서 "세화아이엠씨의 상장유지 결정은 2년의 거래정지 기간 후 마지막 기회에 이뤄진 것이라 그 의미가 더욱 값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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