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고 네이버 판다…'180도' 달라진 외국인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6.05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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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월 삼성전자 5.4조 판 외국인 이달 들어 2520억 순매수…기관도 포트폴리오 조정, 4일간 삼상전자 7590억 순매수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가 장악한 주식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언택트(비대면) 수혜주에 대한 쇼핑을 이어가던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매 패턴이 바뀌고 있다. 언택트 수혜주의 차익실현에 나서는 동시에 삼성전자 등 국내 증시 대표 우량 기업에 손을 뻗고 있다. 주요 투자 주체의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라 우량주 수급 개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 달 들어 지난 1일부터 이 날까지 4거래일간(장 마감 기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 한 종목은 삼성전자 (71,900원 ▼900 -1.24%)로, 2520억원어치를 샀다. 지난 3일에 이어 이틀간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결과다. 두 번째는 셀트리온 (182,000원 ▼500 -0.27%)(1226억원 순매수), 세 번째는 LG화학 (435,500원 ▼4,500 -1.02%)(619억원 순매수), 네 번째는 현대차 (237,500원 ▼5,000 -2.06%)(517억원 순매수)다.

반면 이 달 4거래일간 대표적인 언택트 수혜주 NAVER (182,400원 ▼1,700 -0.92%)(네이버)는 503억원을 순매도 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판 종목이 NAVER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매매 동향과 차이가 크다.
외국인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았다. 해당 기간 순매도 규모는 5조4449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 (158,200원 ▼6,100 -3.71%)(1조6069억원 순매도), 현대차(1조2737억원 순매도)를 많이 팔았다.

외국인은 대체로 지난 3~5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제조업 기반 우량 종목을 팔고, 셀트리온, 펄어비스 (29,650원 ▲800 +2.77%) 등 코로나19 수혜주를 적극적으로 샀다. 그러다 이 달 들어 삼성전자를 사고, NAVER를 파는 등 눈에 띄게 바뀐 매매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기관의 행보도 비슷하다. 기관의 지난 3~5월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8219억원 순매도)인데, 이 달 순매수 1위가 삼성전자(7590억원 순매수)다. 완전하게 다른 흐름이다.


또 기관은 지난 3~5월 NAVER를 1048억원 순매수 한 반면 이 달 들어선 159억원 순매도 했다. 이 달 기관의 순매도 순위를 보면 1위가 카카오 (51,900원 ▼1,100 -2.08%)(1884억원 순매도), 5위가 엔씨소프트 (188,400원 ▼4,300 -2.23%)(224억원)다.

기관 역시 외국인과 마찬가지로 지난 3~5월엔 제조업 기반 주요 우량주를 팔고 언택트 수혜를 샀고, 이 달 들어 정반대의 매매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수급 패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단기적으로 외국인과 기관 모두 코로나19 수혜주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그 동안 비교적 저평가 받은 대표 우량주나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면서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것이란 해석이다. 앞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증시 대표 우량주에 대한 수급 개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 동안 '동학개미'라는 별명을 얻은 개인투자자가 수급을 지탱한 대표적인 종목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은 "최근 외국인과 기관 등 주요 투자 주체가 코로나19 수혜 업종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반면 그 동안 코로나19로 악영향을 받은 IT나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으로 일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코로나19 수혜주에 대한 차익실현 및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유동성의 힘을 토대로 국내 증시 반등 추세가 매우 가파른 편인데 미중 갈등 악화 여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유동성이 뒷받침되고 있어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지만, 일부 리스크 관리는 필요한 국면"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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