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노화속도 늦추면 생산성 높아진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2020.06.0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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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노화속도 늦추면 생산성 높아진다


국립식량과학원·기초과학연구원 공동연구,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소개
벼의 노화 속도를 늦췄을 때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농촌진흥청은 국립식량과학원과 기초과학연구원(IBS) 공동으로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했다고 4일 밝혔다.



양측은 이 연구를 통해 벼의 노화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확인하고, 이 유전자가 도입된 근동질 계통을 육성해 수량이 늘어나는 것을 입증했으며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근동질 계통(Near lsogenic line)'은 목표 유전자만 다르고 전체 유전적 조성은 동일하다고 여겨지는 한 쌍의 계통을 말한다.

이번에 확인한 유전자는 염색체 9번에 있는 엽록소 분해 효소인 'OsSGR'이다. 야생 벼와 인디카벼, 자포니카벼로 종이 분화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추론된다.



국립식량과학원은 벼 잎 노화가 빠른 인디카 벼 품종인 'IR72'와 상대적으로 노화가 10일 정도 늦은 자포니카 품종 '주남'을 이용해 벼 아종(亞種)간 노화 속도를 조절하는 OsSGR 유전자를 밝혀냈다.

벼 노화속도 늦추면 생산성 높아진다
작물수명 조절 수량성 증진…세계 첫 연구 사례
국립식량과학원은 노화가 느린 자포니카 벼 유래의 OsSGR 유전자를 노화가 빠른 인디카 벼에 도입해 노화 속도를 늦추고 근동질 계통(NIL)을 육성, 수량성을 7% 향상시켰다.

근동질 계통은 이삭의 낟알이 차는 시기에 광합성량이 모본인 인디카 벼 보다 높게 유지될 뿐만 아니라, 노화 지연으로 광합성 기간이 연장되면서 등숙률(벼 알이 충실히 여무는 비율)이 9% 증가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신동진 농업연구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초로 작물의 수명을 조절해 수량성 증진을 연구한 결과"라며 "우리 쌀의 가격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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