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상공인 정책자금 '카카오·토스뱅크'로 받는다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0.06.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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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소상공인 정책자금 '카카오·토스뱅크'로 받는다


내년부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한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이 가능해진다. 보증기관이나 은행창구 등 현장 방문 없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모든 대출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기부와 지역신용보증재단중앙회, 인터넷 전문은행 3사는 이르면 다음주 중 업무협약을 맺고 이 같은 내용의 대출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소상공인은 보증부대출 시 앱을 통해 어느 곳에서나 특례보증 등 정책자금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정책자금 대출 시 발생했던 '새벽 줄서기' 등 현상이 사라지고 신속한 대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지역신보의 대출시스템은 올해 초 시중은행이 지역신보의 보증서 신청 등 업무를 위탁 운영한 방식까지 거론된다. 이전까지만 해도 소상공인이 정책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지역신보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은 후 시중은행을 방문해 최종 대출을 받는 식이었다. 각 기관을 방문할 때마다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소상공인들이 많아 절차와 시간·비용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돼왔다. 이에 중기부는 지역신보 업무를 시중은행에 위탁해 은행만 한 번 방문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 인터넷전문 은행과의 협력에 구체적인 기술적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이전 코로나19 초저금리대출 시 은행권과 보증기관이 협력했던 형태도 검토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신보중앙회 관계자도 "결국 소상공인이 대출을 위해 지역신보나 은행 등 어떤 곳도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 전문은행의 앱을 누르는 것만으로 경영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수요가 확인되고 시스템 구축이 성공할 경우 협력 범위를 시중은행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전문은행 입장에서도 지역신보와의 협업을 반기는 모습이다. 신규 고객 확보에서 기존 은행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어서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아직까지 대부분 개인고객이 주 고객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지만 신용대출 형태로 제한적이다. 대출시스템이 구축되면 보증부대출까지 영역을 확대해 고객을 단기간에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기 어려운 단계"라면서도 "정부협약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대출 상품이 늘어나게 된다면 고객확보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스템 구축까지는 약 1년여가 걸릴 전망이다. 시스템 구축이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다. 다만 중기부 관계자는 "정책금융의 비대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인터넷 전문은행도 고객확보 수요가 있는 만큼 업무협약이 이뤄지면 시스템 개발은 빨라질 수도 있다"며 "향후 시장수요 등을 고려해 일반 시중은행과도 비대면 정책금융을 실행해나갈 수 있는 역할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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