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기관에 5조원 출자…항공사·두산重 지원보강 '0원'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20.06.0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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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산은 출자 1.66조원 불과… 항공사·두산重 지원으로 BIS비율 하락 자체 해결해야

정책금융기관에 5조원 출자…항공사·두산重 지원보강 '0원'


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에 총 5조300억원을 추가로 출자·출연한다.



정부가 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정부의 출자·출연 규모는 신보가 2조4300억원, 산은 1조6600억원, IBK기업은행 4900억원,수은 3800억원 등이다. 기술보증기금과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도 일부가 배정된다.

정책금융기관 출자 대부분은 지난 4월22일 발표한 ‘135조+α 금융지원 패키지’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산은과 수은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두산중공업을 지원한 것을 보강해주는 예산은 빠졌다. 산은과 수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각각 1조2000억원, 1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에는 총 3조6000억원을 빌려 줬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지원금액이 두 은행에서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이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6월 대한항공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지원자금을 기안기금으로 옮길 예정이다. 이 경우 채권단은 자본확충 부담을 덜 수 있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금융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특히 바젤3 최종안 중 신용리스크 산출방법 개편안을 2분기부터 조기 시행하면 산은과 수은도 BIS(국제결제은행)비율 하락을 막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조기 시행으로 국내 은행 평균 BIS비율이 0.8%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은도 바젤3 조기시행을 위해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은과 수은의 BIS비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산은과 수은은 자금을 지원하면서 최대한 담보를 확보했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으로부터 두산큐벡스 141만1004주와 춘천연수원 토지 등 총 1조960억원을 담보로 잡았다. 담보를 확보하면 회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BIS비율 하락을 막을 수 있다.

산은은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할 경우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할 방침이다. 이미 산은은 3월 이사회에서 올해 조건부자본증권을 4조원 이내에서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은과 수은의 BIS비율이 어느 정도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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