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동주 AI 동맹…KT-LG, SKT-카카오 손잡은 이유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0.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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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KT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대한민국 인공지능(AI) 1등 국가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왼쪽부터)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전홍범 부사장, LG유플러스 FC부문장 이상민 부사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KT3일 KT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대한민국 인공지능(AI) 1등 국가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왼쪽부터)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전홍범 부사장, LG유플러스 FC부문장 이상민 부사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KT


LG전자·LG유플러스가 KT가 주도하는 ‘AI(인공지능) 원팀’에 전격 합류한다. AI 원팀은 KT가 현대중공업지주, 카이스트,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만든 산학연 AI 협력체로, LG그룹 주요 IT 계열사들이 합류하면서 큰 힘을 얻게 됐다. 앞서 SK텔레콤도 삼성전자, 카카오와 함께 AI 협력에 나서기로 한 상황.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전염병 예방에 KT·LGU+ 통신 데이터 활용…스마트 가전협력
KT와 LG전자, LG유플러스는 3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서 '대한민국 AI 1등 국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KT와 LG전자, LG유플러스는 3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서 '대한민국 AI 1등 국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T, LG전자, LG유플러스 등 3사는 3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G전자, LG유플러스가 AI 원팀에 참여해 인공지능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사업 기회를 함께 발굴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들 3사는 우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기술에 각사의 AI 관련 기술을 공유한다. 가령 KT가 주도하는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방지 프로그램에 LG유플러스의 통신·로밍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다. 여기에 LG전자 제품과 AI 기술력을 합쳐 새로운 관점에서 감염병 확산과 위험을 방지하는 모델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또 환경오염과 산업안전 등 사회문제 해결에 AI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스마트 가전과 스마트기기 분야의 기술 협력도 가속화 한다. KT AI 플랫폼 ‘기가지니’와 LG전자 ‘LG씽큐’의 상호 연동해 시너지 를 내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KT와 LG유플러스의 홈 IoT(사물인터넷) 서비스와 LG전자 가전을 연동, 스마트홈을 한차원 진화시킬 계획이다. AI 원팀은 AI 인재양성을 위해서도 공동 노력한다. 각 산업 특성에 맞는 산업 실무형 AI 교육과 AI 전문인력 육성에 참여할 계획이다.

전홍범 KT AI/DX사업부문장은 “AI 분야에서 남다른 역량을 갖춘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합류하면서 AI 원팀의 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가경쟁력 강화는 물론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이슈 해결, 국민들의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유플러스는 왜 KT AI원팀에 합류했을까
박정호 사장이 26일 오전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경영성과, 사업비전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박정호 사장이 26일 오전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경영성과, 사업비전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
LG그룹 주력 IT 계열사들이 KT의 AI 원팀에 합류키로 한 건 서로 힘을 합치지 않으면 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소수 기업이 주도하는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생태계를 함께 키우고 선점해야 한다. 연합전선을 통한 세(勢) 불리기 필수다.

가령 이번 3사간 제휴로 앞으로 KT AI 스피커 ‘기가지니’에 음성명령을 통해 LG전자 냉장고 온도를 조절하거나 세탁기를 작동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반대로 LG전자 가전제품에 탑재된 ‘LG씽큐’로 KT IPTV 채널을 돌릴 수도 있게 된다. KT ‘기가지니’가 도입된 신규 아파트나 호텔에서 LG전자 스마트 가전제품들을 쓸 수도 있다.


개별적으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할 때보다 AI 플랫폼 사용성이 보다 넓어지고 각사의 AI 기술 및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사업모델도 만들 수 있다. AI 생태계 선점을 둘러싼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는 이유다. 적과 동지가 따로 없다.

앞서 SK텔레콤도 삼성전자, 카카오와 AI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모빌리티 사업을 두고 오랜 기간 대립해왔던 사이다. 지난해 일본 인터넷 시장에서 자웅을 다퉜던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가 전격적인 AI 동맹을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구글, 애플, 아마존 등도 글로벌 IT공룡들도 상호 AI 스피커 및 스마트 홈기기 연동을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 사업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와 생태계 기반을 갖췄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이기종 혹은 경쟁기업간 합종연횡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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