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대신 "제롬"…롯데온 '영어 호칭' 도입 파격 실험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20.06.0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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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소통 위해 e커머스사업부 첫 도입…신동빈 회장 '업무방식 혁신' 주문에 부응

신동빈 롯데 회장 / 사진제공=롯데신동빈 롯데 회장 / 사진제공=롯데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롯데ON)' 사업을 벌이고 있는 롯데쇼핑 (64,500원 ▼900 -1.38%) e커머스 사업부가 임직원 전원 상호 간 호칭으로 영어 이름을 쓰기로 했다.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보다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3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64,500원 ▼900 -1.38%) e커머스사업부는 조영제 대표부터 모든 임직원들이 상호 간 영어 호칭을 쓰기로 했다. 롯데그룹 내 유통 사업 부문에선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다.

조 대표부터 본인 영어 이름을 '제롬(Jerome)'으로 지었다. 업무 회의를 하거나 결재를 받을 때에도 영어 이름으로 부르게 된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부회장) 겸 롯데쇼핑 대표도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국내에서 영어 이름을 쓰는 곳은 카카오 등 젊은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기업들이 주를 이뤄왔다.
롯데온/사진=롯데그룹롯데온/사진=롯데그룹
5대 그룹 중에서는 SK텔레콤이 대표적으로 영어 호칭을 도입했지만, 그간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유통 대기업에서 전면적으로 영어 호칭을 쓰기로 한 것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사업부는 특성상 IT 인력들이 많고, 젊은 유통 트렌트를 이끌어 나가려면 영어 호칭 시도 등을 통해 협업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게 긍정적일 수 있다"고 했다.


더욱이 지난 4월 28일 론칭한 롯데온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빠른 의사 결정과 실행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최근 롯데그룹의 신선한 변화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앞서 지난달 19일 임원회의에서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변화를 주문한 바 있다.

신 회장은 "근무 환경 변화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당연히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업종별, 업무별로 이러한 근무 환경에서 어떻게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5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코로나 19 이슈와 상관 없이 효율성 차원에서 주 1회 재택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 롯데지주 (25,200원 ▼200 -0.79%)에 이어 이달부터 롯데쇼핑까지 동참했으며, 앞으로 롯데멤버스 등 타 계열사들도 재택근무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간 대면 사업이 많아 상대적으로 코로나 19 타격을 많이 입은 롯데그룹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키 위해 업무 방식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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