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에도 계속 오르는 미국 증시 왜?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뉴욕=이상배 국제부특파원 2020.06.0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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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뉴스1) 이동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와 관련해 폭동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폭동 진압 장비를 착용한 경찰들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한 항의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백악관 밖에서 밀어내고 있다. 미국의 주요 도시들은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통행금지를 당했다.  ⓒ AFP=뉴스1(AFP=뉴스1) 이동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와 관련해 폭동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폭동 진압 장비를 착용한 경찰들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한 항의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백악관 밖에서 밀어내고 있다. 미국의 주요 도시들은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통행금지를 당했다. ⓒ AFP=뉴스1


미국 전역의 인종 폭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가 상승세인 이유는 뭘까.

2일(현지시간) CNBC는 "증시는 경제 재개방을 바라보고 있다. 폭동 사태와 이에 따른 통행금지령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50개 모든 주에서 봉쇄가 완화된 가운데 연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가 높아지면서 경제 정상화에 대한 희망이 폭동에 대한 공포를 누른 셈이다.



CNBC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유럽 등 다른 지역 중앙은행의 부양책 소식 또한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67.63포인트(1.05%) 뛴 2만5742.6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5.09포인트(0.82%) 오른 3080.8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6.33포인트(0.59%) 상승한 9608.37를 기록했다.

폭동·약탈은 외면…돈이 될 주식 쓸어 담는다
소수 인종의 분노, 약탈 피해자들의 절규에 시장은 일말의 공감도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돈이 될 주식을 쓸어담을 뿐이다.

CNBC는 "미국 전역에서 약탈과 건물 파괴가 일어나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항공, 금융, 에너지 등 오래된 산업 관련 주들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부양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으로 자금을 계속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은행주들이 선전한 가운데 의류주인 갭도 영업 재개 기대로 7% 이상 급등했다.

제프리스의 스티븐 드상티스 전략가는 "시장은 6개월 또는 9개월 앞을 내다본다"며 "경기와 기업 실적은 회복되기 시작한 반면 폭동은 앞으로 2주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필요한 것 다 하겠다"…美기업 신규 채권 발행 성공
그는 "연준의 강력한 지지가 있다. 자본시장은 열려있고, 기업공개(IPO)와 2차공모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 봉쇄에 따른 경기 악화로 연준은 금융위기 당시 시행한 다양한 정책들을 일제히 꺼내 들었다.

연준은 3월 이후 2조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유동성을 공급했다. 재무부 보증을 통해 초저금리로 4조달러를 직접 공급할 대출 창구도 마련해뒀다.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 규모도 7000억달러에서 무한대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했으며, 대차대조표를 7조1000억달러로 대폭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약속했다.

연준의 적극적 역할에 힘입어 미국 기업들은 이미 작년보다 2배, 비교적 낮은 금리로 1조달러 이상의 신규 채권을 발행했다. 그것은 미국 기업들이 기존 부채를 구조조정하고 경기침체를 헤쳐나가기 위해 현금을 쌓을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연 0.4%의 발행금리로 100억달러 규모의 3년 만기 채권을 찍는데 성공했다.

경제재개 낙관론, 경기부양책, 백신개발 기대감
LPL파이낸셜의 제프 부시바인더 전략가는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낙관론과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코로나19 2차 유행과 미중 갈등에 대한 우려를 압도했다"고 풀이했다. iQ캐피털의 키스 블리스 경영파트너도 "투자자 대부분은 앞으로 기업들의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앞으로 좋은 뉴스가 있을 것"이라며 조기 개발에 대한 기대를 부추겼다.

그러나 시위와 관련해 시장이 걱정하는 딱 한가지가 있다. 집단 시위가 코로나19(COVID-19)의 2차 유행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다.

드상티스 전략가는 "만약 전국적 시위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 때문에 경제활동 재개가 늦춰진다면 증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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