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명 경찰 움직이는 '0.1%의 수싸움'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0.06.0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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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4만명(의경·일반직 포함)의 경찰 중 경무관급(3급) 이상에 도달하는 경찰관의 비율이다. 경찰의 최고 지휘부다. 이 중에서도 태극무궁화 3개를 짊어진 치안정감은 단 6명으로 이들이 경찰청장 후보군이다.



민갑룡 경찰청장 임기가 두 달이 채 안 남으면서 이미 차기 청장 인선 작업이 한창이다. 이르면 이달 중순 내정자가 나올 예정이다. 신임 청장이 선임되면 곧바로 후속 지휘부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장 임명 후 치안정감 인사 수순...출신 지역·입직 경로도 고려 대상
14만명 경찰 움직이는 '0.1%의 수싸움'


경무관급(3급) 이상의 경찰 수뇌부는 이미 경찰청장 인선 후까지 바라본다. 보통 신임 경찰청장이 선임되면 이어서 치안정감 인사가 진행된다.



경무관급 이상 지휘부는 전체 경찰관 중 0.1%에 불과하다. 지난 2월 말 기준 계급별로 △치안총감(경찰청장) 1명 △치안정감 6명 △치안감 27명 △경무관 64명 등 총 68명이다.

2018년 7월 민 청장이 임명 직후 치안정감 6명 중 4명의 승진, 1명의 전보 인사가 이뤄졌다. 치안정감의 경우 법적 정년(임기) 기간은 없으나 보통 보직을 한두 차례 맡으면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번 신임 경찰청장 선임 후에도 비슷한 규모의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경무관급부터는 인사가 청와대에서 이뤄진다. 14만명(의경·일반직 포함) 경찰을 이끄는 수뇌부인 만큼 개인의 능력은 물론 정무적 영향도 많이 받는다. 출신 지역은 물론 입직 경로(출신 대학)도 고려 대상이다.


출신 지역의 경우 보통 영남과 호남, 기타로 나뉜다. 현재 6명의 치안정감은 △영남 3명 △호남 2명 △기타(서울) 1명으로 나눠진다. 호남이 1명 적지만 민 청장이 호남 출신인 것을 감안해야 한다. 입직 경로는 4명이 경찰대학이고, 간부후보와 경사 특채가 각각 1명이다.

일부에선 이같은 경찰 인사가 조직력을 떨어뜨린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2018년 송무빈 전 경무관은 "경찰 고위직 인사는 청와대가 뽑고 싶은 사람을 뽑는 구조"라며 "청와대가 더 이상 정치적인 인사를 하지 못하도록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밝히며 경찰을 떠났다.

차기 경찰청장 김창룡·이용표·장하연 물망...첫 여성청장 기대감도

왼쪽부터 김창룡 부산지방경찰청장,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 장하연 경찰청 차장 /사진제공=경찰청왼쪽부터 김창룡 부산지방경찰청장,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 장하연 경찰청 차장 /사진제공=경찰청
경찰청과 청와대는 차기 경찰청장 선임을 위한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청문회 일정 등을 생각하면 이달 중순 내정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경찰공무원법에 차기 경찰청장은 6명의 현직 치안정감 중에서 임명된다.

현 치안정감인 △김창룡 부산지방경찰청장(경찰대 4기)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경찰대 2기) △이은정 경찰대 학장(경사 특채)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경찰대 3기) △이준섭 인천지방경찰청장(간부후보 36기) △장하연 경찰청 차장(경찰대 5기, 가나다순)이 후보인 셈이다.

현재 경찰청 안팎에서는 김 부산청장과 이 서울청장, 장 차장 등 3명이 주요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 부산청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노무현)정부 시절 치안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일했다.

이 서울청장은 수도 서울의 치안을 책임졌다는 점에서 강력한 후보로 분류된다. 경찰청장이 갑자기 사임하는 등 특별한 경우를 빼면 서울청장이 경찰청장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청이 최근 논란이 된 텔레그램 박사방의 수사를 무리없이 이끌었다는 점도 강점이다.

장 차장은 현재 진행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 수사구조개혁전략기획단에 참여했다. 정보통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국정상황실)에서 근무해 현 정부 사람과도 가깝다.

일부에서는 파격적으로 이은정 경찰대학장이 경찰청장 후보로 거론된다. 첫 여성청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지방청장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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