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3시쯤 방문한 서울 송파구 소재 싸이월드 사무실. 내부는 텅 비어 있고, 직원도 아무도 없었다./사진=남형도 기자
지난달 31일 메일 한 통이 왔다. 독자였다. 그는 싸이월드 로그인이 힘들고, 자료도 사라졌다며 도움을 청했다. '망연자실'했단다. 두 딸(9살, 7살)을 임신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모든 추억이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였다. 절박한 맘에, 온갖 방법을 동원해봤다. 소용 없었다.
싸이월드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접속불가' 대란을 겪었었다. 회원만 2000만명에 달하는 터라, 추억을 미처 저장해두지 못한 이들이 난리가 났다. 다행히 서버 기한을 올해 11월12일까지 1년 더 연장했다. 그러나 돌연 "접속이 안 된다"는 사용자들 원성이 쏟아진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검색해보니, 접속을 못한단 이들이 많았다. "아이디·비번이 없다고 나온다", "안 열린다", "유료 서비스를 하더라도 찾고 싶다"는 의견이었다.
일부 사용자들이 접속했다고 해서, 그 의견대로 '싸이 클럽'이나, '회원정보 변경'을 통해 접속해봤지만 불가했다. 홈페이지만 맴맴 도느라, 1시간 내내 헤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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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찾아가보니, 텅 빈 '사무실'…"세 달 전에 나갔다"
건물 앞 안내판엔, 7층에 싸이월드가 있다고 쓰여 있었다. 올라가봤다. 회사 출입문에 '싸이월드'란 이름은 있었지만,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불은 꺼져 있었고, 책상 등 장비는 아무 것도 없었다. 직원도 아무도 없었다. 소회의실, 중회의실 등 두 공간도 다 비어 있었다. 벽면 보드엔 '인증번호'란 글씨 하나만 남아 있었다. 적막감이 오갔다.
텅 빈 싸이월드 사무실./사진=남형도 기자
적막한 회의실./사진=남형도 기자
전제완 대표도 연락 안 돼…지인 "연락 두절된지 좀 됐다"
문자를 남겼지만 역시 회신이 없었고, SNS 메시지도 묵묵부답이었다. 전 대표 지인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연락이 두절된지 좀 됐다"고 했다.
지난 4월29일 올린 국민청원서 청원자는 "내 청춘의 여러 페이지들을 송두리째 잃어버릴까 노심초사"라며 "돈이라도 지불해서 찾고 싶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사진만 백업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기자의 말
혹시 싸이월드 관계자 분들 계시면, [email protected]로 제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백방으로 수소문해도 로그인 및 백업 방법이 난감하네요.
오랜 추억이 담겨 있어, 며칠을 울었다는 분도 계십니다.
어렴풋한 기억이라도, 다 지나간 것일지라도, 조금이나마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형도 기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