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韓수출규제 철회요청에 기존 입장 반복…WTO 제소 재개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6.0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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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야마 日경산상 "수출관리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할 방침" 기존 입장 되풀이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 /사진=AFP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 /사진=AFP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은 수출규제 철회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대해 "수출 관리는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지야마 경산상은 이날 오전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수출관리에 대해선 국제적 책무로서 적절하게 실시한다는 관점으로, 국내 기업이나 수출 상대국의 수출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지야마 경산상은 "무역 관리는 공개적으로 논의할 일이 아니다"라며 추가 언급을 자제했다. 이어 "한국 측과의 만남을 밝히거나 한국의 향후 동향을 예단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12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3개 소재(EUV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불화수소) 수출규제 강화 조치와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명단) 제외 결정 등과 관련한 입장을 지난 5월31일까지 밝혀달라고 일본에 통보했다. 그러나 일본 측에서는 이날까지 공식적인 답변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빌미로 지난해 7월부터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3개 소재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취해왔다.

로이터는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철회해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취한 수출 제한 조치가 부당하다며 지난해 9월 일본을 WTO에 제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수출규제 조치 원상 회복'이라는 조건을 내걸며 한 차례 종료 결정을 유예했고, WTO 제소 절차도 중지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현 시점까지도 공식 입장을 전달하지 않으면서 한국 정부는 사실상 그다음 수순인 WTO 제소 절차를 재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우리 정부는 "WTO 분쟁해결절차 정지 조건이던 정상적 대화가 진행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지난해 11월22일 잠정 정지했던 일본의 3개 품목 수출제한 조치에 대한 WTO 분쟁해결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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