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 '알뜰폰' 사업 만지작하는 속내는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20.06.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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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KT의 자회사이자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사업을 검토 중이다. 알뜰폰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알뜰폰 시장이 통신 3사 위주로 더욱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가 공존한다.



KT 스카이라이프 '알뜰폰' 사업 진출 '만지작', 이유는?
3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사업 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알뜰폰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관련 의사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전달한 상황이다.





KT스카이라이프의 이같은 행보는 변화된 유료방송 시장 환경이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유료방송 시장의 핵심 축이 인터넷TV(IPTV)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유료방송 사업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KT스카이라이프 영업이익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780억원, 2017년 743억원, 2018년엔 633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엔 전년대비 소폭 증가해 694억원을 기록했지만 700억원대 선을 넘어서진 못했다.

더욱 뼈아픈 것은 가입자 감소다. 지난 1분기 KT스카이라이프의 방송 가입자 수는 415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 말 기준으로 KT스카이라이프의 총 가입자는 436만명과 비교하면 20만 명 가까이 줄었다.


이런 성장 정체를 돌파할 수 있는 카드로 알뜰폰 사업을 보고 있는 셈이다. 알뜰폰과의 결합상품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18년부터 KT 초고속인터넷을 재판매하며 초고속인터넷과 위성방송 결합상품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과 방송 서비스의 결합율은 전체 가입자의 6~7%에 그친다.

이에 지난해 5월 KT엠모바일·세종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알뜰 요금제를 판매해왔다. 'TV·인터넷·모바일' 3종 결합상품 가입률 자체는 높지 않지만 이동통신사 대비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 호응을 얻었다.

이같은 제휴 모델 대신 알뜰폰 사업을 직접 운영하면 할인 혜택은 키우면서 이용자들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이통3사 이외에 유료방송 사업자가 알뜰폰과 결합해 판매하는 경우는 LG헬로비전과 제주방송 정도다. LG헬로비전의 경우 자사의 유료방송과 인터넷, 알뜰폰을 묶은 결합상품 가입자에게 인터넷 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결합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지역에 기반을 둔 케이블TV 사업자인 경우 해당 지역의 유료 방송 가입자이면서 알뜰폰을 사용해야만 혜택 대상이 되기 때문에 결합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전국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알뜰폰으로 모바일과 결합상품을 출시할 경우 케이블TV 사업자에 비해 가입자 유치에 유리하다.
.. / 사진제공=KT스카이라이프.. / 사진제공=KT스카이라이프
이통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장악' 우려도
알뜰폰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면서 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반면 중소 알뜰폰 업체들의 입지를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미 KT는 자회사인 엠모바일을 설립해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계열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현재 35%가량이다. 정부는 중소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이동통신 3사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50% 이내로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통신사 가운데 알뜰폰 사업에 가장 공을 들이는 건 LG유플러스다. 최근 CJ헬로(헬로모바일)를 인수하면서 미디어로그(U+알뜰모바일)와 함께 복수의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다. 이같은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해 KT가 복수 알뜰폰 사업을 두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KT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3종 결합 상품에 대한 요구가 확실하고 이 지점에서 시장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검토 중"이라며 "알뜰폰 진출로 위성방송의 특성상 선택권이 제한된 난시청, 도서산간 지역 가입자에게 할인 혜택과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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