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가뭄 속 단비' 카타르 LNG 23조 수주…주가 더 오를까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6.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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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 사진제공=없음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 사진제공=없음


카타르 LNG선 23조6000억원 수주로 조선 3사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번 수주 물량은 각 사 생산능력의 30% 수준이다. 단비 같은 LNG 수주계약에 주가가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2일 오전 10시35분 현재 현대중공업지주 (60,500원 ▼600 -0.98%)는 3.2% 상승한 29만원, 대우조선해양 (32,700원 ▼600 -1.80%)은 15.45% 오른 2만7650원, 삼성중공업 (9,630원 ▲90 +0.94%)은 16.87% 급등한 5820원을 기록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카타르 국영석유사 QP(카타르 페트롤리엄)와 700억리얄(약 23조6000억원) 규모의 LNG선 계약(104척 예상)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2027년까지다.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LNG 업황이 최악인 상황에서 이례적인 대규모 수주다.

이번 계약은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과 북미의 LNG 프로젝트 등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는 연간 LNG 생산량을 7700만톤에서 2027년까지 1억2600만톤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사전계약이라 구체적으로 각 사 별로 몇 척씩 수주할 지는 미정이다. 균등하게 수주할 경우 각 사별로 35척 내외가 된다. 이는 조선사들 연간 LNG 생산 능력의 30% 수준이다. 상세 계약은 올 연말까지 체결할 예정이다.

이학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앞으로 7년간 30%의 LNG 생산 능력을 소진하게 된다는 것은 안정적인 수주 및 생산에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이후 수주 물량의 선가 상승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척당 단가는 1억8500만달러로 추산되는데, 이는 최근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금액보다 소폭 낮지만 100척 이상의 대형 계약이고 시리즈로 생산하기 때문에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조선업종 PBR(주가순자산비율) 평균은 0.6배로 코로나19 사태 이전(PBR 0.8배) 대비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최근 국제유가 급등 및 카타르 LNG 물량확보 소식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 주가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카타르의 대규모 발주 계획은 사전에 언론 등을 통해 알려져 주가에 선제적으로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약은 2027년까지의 장기 계획으로 실제 선박 건조 계약은 올해 소량을 시작으로 2024년이나 2025년까지 4~5년에 걸쳐 나눠 체결될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2021년 이후 연간 수주량은 25~30여척, 각 조선사별로는 10여척 수준이 될 전망인 반면 2018년과 2019년 한국 조선사들의 대형 LNG선 수주량은 각각 66척과 49척에 달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도 단기 보다는 장기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전했다. 그는 "전세계 1척 이상의 수주잔고를 보유한 조선소는 585개인데 앞으로 3년 내에 절반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수주는 불황 후 승자독식을 위한 중요한 밑천을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2~3년 간 구조조정 바람 속에서 한국 조선 3사는 확고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며 삼성중공업은 6200원으로, 대우조선해양은 3만5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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