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거래일 만에 5만1000원대 회복한 삼성전자, 더 오를까?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6.0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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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일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7.44p(0.37%) 오른 2037.04로, 코스닥은 3.28p(0.46%) 오른 716.96으로 개장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2원 내린 1230.3원으로 출발했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0.06.01.   chocrystal@newsis.com[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일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7.44p(0.37%) 오른 2037.04로, 코스닥은 3.28p(0.46%) 오른 716.96으로 개장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2원 내린 1230.3원으로 출발했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0.06.01. [email protected]


코스닥이 V자 반등을 넘어 고공행진 중이다. 코로나19(COVID-19) 여파가 여전히 진행 중임에도 730선을 돌파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코로나 수혜주들의 급등 영향이 컸다.

코스피도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주가상승에 힘입어 2060선을 넘어섰고 주가상승이 지지부진하던 삼성전자도 5만1000원대를 기록하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급등하는 종목들이 생기는 개별종목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중에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에 의한 반등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코스피·코스닥 동반상승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48포인트(1.75%) 상승한 2065.08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개인은 4455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89억원, 3250억원 순매수했다. 그간 개인투자자들의 거침없는 매수세에도 주가상승이 지지부진하던 삼성전자는 이날 5만1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4월17일 이후 28거래일 만에 5만1000원대를 회복했다.

이날 관전 포인트는 코스닥이었다. 3% 넘게 지수가 상승한 가운데 셀트리온제약은 20%대 이상 폭등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04포인트(3.09%) 오른 735.7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이 73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여만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2만1300원(+23.23%) 오른 11만3000원을 기록하며 알테오젠을 제치고 시총 3위로 올라섰다. 셀트리온은 이날 코로나19(COVID-19) 항체 치료제 개발 동물효능시험에서 뚜렷한 개선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페럿(Ferret)을 대상으로 한 동물효능시험 첫 단계에서 바이러스 수치가 100배 이상 감소한 것이다.


이 밖에도 레고켐바이오는 무상증자를 발표하며 오전중 상한가를 기록했고 △삼천리자전거(+29.78%) △알톤스포츠(+28.13%) △메가스터디(+23.36%) 등 상당수 종목들이 두 자릿수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승세 어디까지 가나
올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국내증시는 반등장에서 코스닥이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확산되던 3월대비 코스닥이 16% 가량 오른 데 비해 코스피는 3% 상승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매수주체로 외국인이 아닌 개인투자자가 급부상했고 주가하락을 부채질하던 공매도가 오는 9월까지 제한되면서 변동성이 큰 코스닥 중심의 상승세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2분기 실적 전망치가 나오는 6월 중 단기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내에 2분기 기업실적 전망과 하반기 전망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밸류부담 이야기가 나오며 숨 고르기 이후 재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홍콩發 악재에도 흔들림 없는 증시
홍콩 / 사진제공=로이터홍콩 / 사진제공=로이터
지난달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며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 철회를 시사했지만 주식시장은 이에 아랑곳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미·중 무역합의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예상보다 시장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면서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홍콩이슈가 '미중 무역전쟁'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일단 홍콩에 국한되는 문제로 봐야 한다"며 "지난해와 달리 지금의 미국은 경기침체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이고 무역전쟁은 미국의 경기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때문에 지수가 더 못 오른다”
통상 환율과 코스피지수는 반비례한다.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외국인 입장에서 달러 환율이 오를 경우 한국시장의 주식이 비싸게 느껴지기 때문에 국내주식을 처분해 달러화한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코스피지수는 떨어지고 환율이 내려가면 반대의 상황이 반복돼왔다.

외국인은 수개월째 순매도 기조를 유지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한 달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3조8837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특히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같은 반도체주와 자동차주 등 경기민감주들에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최근 지수상승을 견인하는 종목들은 NAVER (181,500원 ▼1,200 -0.66%)·카카오 (47,300원 ▼100 -0.21%) 등 언택트주들과 코스닥에 집중돼있는 코로나 수혜주들이다. 순매수 주체도 개인투자자다. 과거와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집중세를 일컫는 일명 '동학개미운동'도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이어지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시장을 끌어올리는 것은 유동성의 힘이지, 기업 펀더멘탈은 전혀 아니다"며 "경기가 좋아서 주가가 오르는 게 전혀 아니라는 점에서 지금 현상이 통상적이진 않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돈이 엄청나게 (시중에) 공급되면서 화폐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현금을 숏(매도)하고 주식을 가치하락의 헷지수단으로 사는 게 나을 것으로 본다"며 "주식을 사면 그 가치만큼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5.48p(1.75%) 상승한 2,065.0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04p(3.09%) 상승한 735.72, 원·달러 환율은 13.50(-1.09%)원 하락한 1,2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6.1/뉴스1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5.48p(1.75%) 상승한 2,065.0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04p(3.09%) 상승한 735.72, 원·달러 환율은 13.50(-1.09%)원 하락한 1,2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6.1/뉴스1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를 외국인의 수급보다 시중에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에 의해 지수방향이 결정되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로 분석했다. 전세계 모든 통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2조달러 넘는 엄청난 유동성을 퍼붓고 있지만 달러가치는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선 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휩싸이며 기업들이 달러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트라우마의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가 다시 3000을 넘어섰지만 불확실한 경제전망에 달러를 확보해야 한다는 현금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휩싸이며 기업들이 달러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트라우마의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가 다시 3000을 넘어섰지만 불확실한 경제전망에 달러를 확보해야 한다는 현금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설명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은 '환율이 올랐지만 코스피지수가 오른다'는 표현보다 '환율이 오르니 지수가 생각보다 더 못 오른다'는 표현이 맞다고 본다"며 "국내투자자들의 주식자금은 많이 들어오지만 환율문제로 증시상승의 강도가 오히려 눌려있다. 이례적인 달러수요 강세로 인한 현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강세는) 길지 않을 것으로 본다. 1~2개월이 지나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큰 움직임이 없겠지만 환율이 안정되고 외국인이 들어오면 지수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내 유동성의 힘과 외국인 매수세가 합해지면 국내 증시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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