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오히려 날짜 당겨 문 연 해운대의 속사정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2020.06.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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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개장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안전개장은 관광안내소~이벤트 광장 앞바다 300m 구간을 물놀이 구간으로 지정하고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한다. /사진=뉴스1안전 개장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안전개장은 관광안내소~이벤트 광장 앞바다 300m 구간을 물놀이 구간으로 지정하고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한다. /사진=뉴스1


코로나19(COVID-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해수욕장의 계절' 여름이 다가왔다. 여러 사람이 모이고 밀접접촉이 잦은 장소 특성 탓에 감염병 확산에 불을 당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를 막아야 하는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은 예정보다 빠른 1일 안전개장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하면 개장을 연기하거나 일부 이용시설만 개장하는 것이 맞지만 지난달부터 몰려드는 인파 탓에 개장을 앞당겼다고 한다. 안전요원과 시설 등을 배치·운영하기 위해선 해수욕장을 개장 해야하는 규정 때문이다. 부산시 측은 이 때문에 전면 개장이라는 표현 대신 '안전개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해운대의 안전개장 사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야 할 해수부의 딜레마도 담겨있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선 다중이용시설 사용을 자제하고 거리를 둬야한다. 즉 해수욕장을 최대한 이용하지 않는 게 정답이지만 이미 몰려드는 인파를 막을 수 없다는 게 해수부 측의 고민이다.



우리나라 해수욕장 대부분은 도로변에 위치해 특별한 출입구가 없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해수욕장을 찾는 출입자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수부 측은 설명했다.

해수부가 지난달 말 해수욕장 개장에 앞서 햇빛차단시설(파라솔) 2미터 이상 거리두기 지침을 발표한 것도 이용객을 직접 통제할 수 없는 탓에 내놓은 궁여지책이다. 이용객 제한을 할 수 없으면 해수욕장을 사용하는 공간이라도 제한해 전체 이용객을 줄이고 사용자 간 거리를 확보하려는 계산이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역시 1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안전지침을 재확인 하고, 9일까지 보완대책 마련하기로 했다.


해운대와 광안리 송도(이상 부산), 대천(충남 보령) 등 전국 4대 해수욕장에 인파가 집중되는 만큼 주변 중소형 해수욕장으로 인원을 분산시키고 출입자 동선관리를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6월동안 전국 해수욕장 60곳이 개장할 예정으로 해수욕장과 전국 코로나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전체 혹은 부분 이용제한을 포함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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