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2년만에 최저' 0.1% 성장 전망...취업 증가는 '제로'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2020.06.0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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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정부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0.1%로 전망했다.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대대적 재정투입, 규제완화로 마이너스 성장을 막겠다는 의지가 담긴 '목표'에 가까운 수치다. 수출입, 고용, 소비 등 올해 주요 경제지표도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0.1%, 내년 3.6% 성장
/사진=기획재정부/사진=기획재정부


정부는 1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글로벌 경제위기로 전이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 전반으로 충격이 본격화되면서 ‘위기국면’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경제여건 등 모든 것을 좌우하는 초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며 “경제·민생 어려움 등 위기국면 지속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은 미약하나마 플러스(0.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작년 12월 제시한 수치(2.4%)보다 2.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9년(0.8%) 이후 11년 만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하반기 추가적 하방리스크를 고려했고, 여기에 3차 추가경정예산안 등 정책적 효과로 상향 조정할 수 있는 부분까지 감안한 전망”이라며 “0.1%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한국은행(-0.2%)보다 높지만 KDI(0.2%)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3.0%)을 전제로 했다. 세계 경제가 이보다 침체되면 한국 성장률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내년에는 기저효과 등으로 성장률이 3.6%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3.6%는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숫자”라며 “올해 성장률이 워낙 낮아 여기에서 올라가는 모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소비 1.2%↓...취업자 증가 0명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민간소비는 작년보다 1.2%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생활방역 체계로의 전환에 따른 이연 구매력 분출, 소비·관광 활성화 지원 등으로 극심한 부진에선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집단감염 재발 우려로 인한 불안 심리, 고용 위축에 따른 소득 감소, 방한 관광객 급감 등이 소비 회복세를 제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설비투자는 1.7% 증가하지만 건설투자는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반도체 설비, 토목건설 등의 투자 개선 흐름에도 불구하고 대외 불확실성, 수출 부진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 파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출·수입은 각각 8.0%, 8.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 부분적 봉쇄조치 지속 등에 따른 교역 위축으로 단기간 내 큰 폭 개선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갈등은 추가 하방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취업자 수는 작년 수준(증감 0명)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업 침체로 고용이 급속히 위축됐으며, 수출 급감으로 제조업에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기변동에 민감한 임시·일용직, 자영업자, 청년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고용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책 노력이 일자리 충격을 완충할 것이라는 기대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취업자 수가 월평균 25만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22년만에 최저' 0.1% 성장 전망...취업 증가는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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