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하지만 최근 이 흐름이 바뀌었다. 코스피는 2000지수를 4거래일 연속 유지하고 있고 환율도 큰 하락폭 없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1240원선 턱밑까지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이를 외국인의 수급보다 시중에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에 의해 지수방향이 결정되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로 분석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하지만 최근 지수상승을 견인하는 종목들은 NAVER (187,100원 ▼2,200 -1.16%)·카카오 (54,400원 ▼400 -0.73%) 등 언택트주들과 코스닥에 집중돼있는 코로나 수혜주들이다. 순매수 주체도 개인투자자다. 과거와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집중세를 일컫는 일명 '동학개미운동'도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이어지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시장을 끌어올리는 것은 유동성의 힘이지, 기업 펀더멘탈은 전혀 아니다"며 "경기가 좋아서 주가가 오르는 게 전혀 아니라는 점에서 지금 현상이 통상적이진 않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돈이 엄청나게 (시중에) 공급되면서 화폐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현금을 숏(매도)하고 주식을 가치하락의 헷지수단으로 사는 게 나을 것으로 본다"며 "주식을 사면 그 가치만큼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때문에 지수가 더 못 오른다"
(서울=뉴스1) = 한국은행이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사상 처음으로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한은이 한국판 양적완화에 돌입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실물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한은은 이를 통해 10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도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도록 할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해 9월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추석 자금을 방출하는 모습. (뉴스1 DB) 2020.3.26/뉴스1
일각에서는 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휩싸이며 기업들이 달러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트라우마의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가 다시 3000을 넘어섰지만 불확실한 경제전망에 달러를 확보해야 한다는 현금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설명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은 '환율이 올랐지만 코스피지수가 오른다'는 표현보다 '환율이 오르니 지수가 생각보다 더 못 오른다'는 표현이 맞다고 본다"며 "국내투자자들의 주식자금은 많이 들어오지만 환율문제로 증시상승의 강도가 오히려 눌려있다. 이례적인 달러수요 강세로 인한 현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강세는) 길지 않을 것으로 본다. 1~2개월이 지나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큰 움직임이 없겠지만 환율이 안정되고 외국인이 들어오면 지수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내 유동성의 힘과 외국인 매수세가 합해지면 국내 증시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