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인류 최초의 민간 유인우주선인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하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환호하고 있다./© AFP=뉴스1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 18년만 쾌거…트럼프 "인크레더블" 30일 오후 3시22분(한국시각 31일 오전 4시22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공군기지 케네디우주센터. 로켓 한대가 굉음을 내며 우주로 쏘아올려졌다.
‘크루 드래곤’의 길이는 약 8m, 직경은 4m로 최대 7명까지 탑승 가능하다. 우주선엔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53)와 밥 벤켄(49)이 탔다. 사령관을 맡은 헐리는 683시간, 벤켄은 708시간의 우주비행 기록을 갖고 있다. 이날 팰컨9 로켓이 이륙한 39A 발사대는 달 여행을 한 아폴로 우주선을 쏘아올렸던 곳이다.
이날 발사 현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참석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성공은 우리가 여태껏 한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며 "믿을수 없다(incredible)"를 연발했다.
민간 자체개발 우주선 ‘크루 드래곤’…美, 독자적 우주비행 추진 계기‘크루 드래곤’은 인류가 만든 아홉번째 유인 우주선이다. 민간으론 첫번째. 미국으로 보면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우주왕복선에 이은 나사의 다섯번째 유인 우주선이다. 이전의 유인 우주선들은 정부가 기업에 주문제작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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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크루 드래곤’은 스페이스X가 자체 개발한 민간 우주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과거 나라 전체가 총력을 기울여 만들었던 우주선을 민간 기업 한 곳이 해냈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유인 우주선을 개발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뿐이다.
미국으로선 9년 만에 자국의 우주선을 이용해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보냈다는 의미도 크다. 미국 우주비행사들은 2011년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가 퇴역한 이후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빌려 우주인을 보내왔다. 미국은 이번 비행을 계기로 더 이상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우주비행을 추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곤'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프롤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 AFP=뉴스1
‘크루 드래곤’이 발사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머스크가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한 지 18년 만에 이룬 결과다.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X를 야심차게 설립했지만 우주개발사업에 필수적인 로켓 매입부터 쉽지 않았다. 2006년 첫 로켓 '팰컨1'의 시험발사를 시도했으나 연료누출 화재사고로 실패했다. 이듬해, 그 다음 해에도 실패의 연속.
스페이스X는 2008년 네 번의 시도 끝에 팰컨1 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6년 '팰컨9' 로켓이 엔진 연소시험 도중 폭발하는 사고를 겪었다. 안전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인우주선 발사 일정도 미뤄졌다. 이번에 발사된 ‘크루 드래곤’도 2017년 공개 당시엔 2018년 초 사람을 태운 상태에서 첫 비행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이번 우주비행은 ‘크루 드래곤’이 정식 유인 우주선으로 인정받기 위한 마지막 시험비행이다. 스페이스X는 이번 비행에 성공하고 나면 올 하반기에 첫 정식 국제우주정거장 왕복비행 임무에 나선다.
스페이스X는 2021년엔 ‘크루 드래곤’을 이용한 우주여행도 계획 중이다. 2022년에는 새로 개발한 대형 로켓 팰컨헤비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 ‘16프시케’(16 Psyche)를 탐사할 우주선 '프시케'를 발사한다. 이어 2024년에는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고 삼고 있다. 나사는 최근 스페이스X를 비롯한 3개 업체를 달 착륙선 개발 후보 업체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