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니커즈 리셀 마켓에 등장한 메기, 네이버(NAVER)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6.0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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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크림(kream), 네이버 카페 '나이키 매니아'와 독점 계약 시장장악 나서...무신사도 '솔드아웃' 출시 앞둬

조던(Jordan) 1 Retro High 오프 화이트 유니버시티 블루 조던(Jordan) 1 Retro High 오프 화이트 유니버시티 블루


스니커즈 마니아들의 한정판 운동화 리셀(재판매·resale) 시장에 '공룡'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나타나 시장 장악에 나섰다. 패션업체 무신사까지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출시 초읽기에 들어가 스니커즈 리셀 마켓의 거래 플랫폼 선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네이버와 무신사의 등장에 스니커즈 리셀 마켓은 개화 초기부터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주목받고 있다.

◇"스노우가 왜 거기서 나와?"…'작은 우물' 뛰어든 네이버=지난 3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을 출시했다. 크림은 시세예측, 익명 거래 등 중개 시스템을 갖추고 전문 검수팀을 통한 안전 거래 플랫폼을 홍보하며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진입했다.



네이버 스노우가 출시한 스니커즈 리셀 거래 플랫폼 '크림' 네이버 스노우가 출시한 스니커즈 리셀 거래 플랫폼 '크림'
크림이 출현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으로는 지난해 9월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블루가 출시한 엑스엑스블루(XXBLUE)를 비롯해 아웃오브스탁, 프로그 등이 있었다. 중소 업체들이 경쟁하던 시장에 네이버를 등에 업은 스노우가 갑자기 출현한 것이다.

크림 출시 3개월 만에 패션업체 무신사까지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출현했다. 무신사는 앞서 18일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중개 플랫폼 '솔드아웃(soldout)'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성장 초기에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IT업체 네이버, 패션업체 무신사, 경매회사인 서울옥션블루까지 이종 기업들이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뛰어들어 격돌하게 된 것이다.

서울옥션블루는 지난해 9월 엑스엑스블루를 출시한 뒤 1만명이던 회원 수가 2개월 만에 10만명으로 불었고 현재 16만명 수준이다. GD(지드래곤) 스니커즈가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회원수가 크게 늘었다.


조던 1 오프화이트 시카고 조던 1 오프화이트 시카고
◇스노우 크림, 자본력 바탕으로 '나이키 매니아' 독점 계약=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네이버 스노우는 모회사 네이버의 강점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시장 선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크림은 3월 출범 이후 무료 수수료와 무료 배송비라는 당근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업계의 스니커즈 리셀 수수료율은 10% 내외로 무료 수수료 정책은 리셀러와 구매자들을 집객시킬 강력한 정책에 해당된다. 크림은 당초 4월까지 판매 수수료 무료·배송비 무료 정책을 공지했으나 무신사의 솔드아웃 출시를 의식한 듯 5월에도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연장 진행하고 있다.

크림은 특히 네이버 최대 스니커즈 카페로 꼽히는 '나이키 매니아'와 독점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회원수 84만명의 나이키 매니아는 스니커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마케팅 채널로 꼽힌다. 네이버 스노우 크림과 독점 계약을 체결한 '나이키 매니아'는 현재 카페에서 엑스엑스블루, 프로그, 아웃오브스탁, 무신사에 대한 업체 언급을 비롯해 거래 후기글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들 경쟁 업체명을 금칙어로 설정해 아예 쓸 수 없게 했다.

타 업체 금칙어 조치에 나이키 매니아 회원들이 후기글이 삭제된다며 항의했지만 나이키 매니아 운영진 측은 "업체들이 커뮤니티를 홍보 수단 삼아 무단으로 얻는 수익이 적지 않으므로 함부로 홍보를 해서는 안된다"며 크림이 현재 나이키매니아의 스폰서라는 점을 명시했다.

지난해 9월 출시후 16만명이 회원가입한 엑스엑스블루 지난해 9월 출시후 16만명이 회원가입한 엑스엑스블루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업체 중 엑스엑스블루는 크림의 무료 수수료 공세에 맞서 9~13%였던 수수료를 4.5%로 낮추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다만 중소업체인 엑스엑스블루나 아웃오브스탁, 프로그 등 중소업체들로서는 무료 수수료라는 출혈 경쟁에 동참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또 크림이 네이버카페 '나이키 매니아'와 독점 광고계약을 체결하는 바람에 타 플랫폼 업체들은 나이키 매니아에 광고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네이버-무신사 격돌…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져=패션 플랫폼 업체 무신사는 한정한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솔드아웃(soldout) 공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 예약 이벤트를 진행했다. 무신사는 2001년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에서 시작해 지난해 세계 최대 벤처캐피탈인 세쿼이아캐피탈로부터 약 2000억원을 투자받았다. 무신사는 오너인 조만호 대표가 '신발 덕후(매니아)'로 유명한 만큼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시장에 격변이 예상된다.

올해 4월 네이버도 자회사 스노우(네이버 지분율 70.84%)에 700억원을 출자하며 누적 투자금액이 3270억원을 기록했다. 자본력을 등에 업은 무신사와 네이버가 스니커즈 플랫폼 시장에서 격돌하면서 스니커즈 플랫폼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의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인 스톡엑스를 이용해 거래했다. 스톡엑스는 미국의 스타트업으로 창업 3년 만인 지난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에 등극하며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았다. 중국에서도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점유율 1위 기업인 두앱이 작년 상반기에만 거래액 3400억원을 기록하며 초고속 성장 중이다. 성장 초기인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스노우와 무신사가 들어온 이유다.

무신사가 출시 예정인 스니커즈 거래 앱 '솔드아웃' 무신사가 출시 예정인 스니커즈 거래 앱 '솔드아웃'
무신사의 등판을 앞두고 스노우 크림은 애플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광고를 하고 있다. 앱스토어에서 '스니커즈' 키워드를 검색하면 크림이 가장 먼저 뜬다. 또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솔드아웃' 키워드를 검색해도 크림이 검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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