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28일 경기 고양시 원흥동 쿠팡 고양물류센터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센터 직원들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고양시 제공) 2020.5.28/뉴스1
매년 천문학적 적자를 써내려 온 쿠팡은 손실을 줄여가는 추세였지만, 상황이 장기화 할 경우 올해도 실적 개선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경기도는 이날 부천 물류센터에 사실상 영업금지인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수도권 주요 물류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고속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는데, 문제는 사태가 더 확산할 경우 막대한 유무형의 실적 손실이 예상되는 점이다.
지난해 쿠팡은 노(NO)재팬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르며 고비에 놓이기도 했다. 쿠팡의 최대주주가 재일교포 손정의 회장이 운영하는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집중 투자를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김범석 대표는 미국 국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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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에 대해 쿠팡은 "우리나라에서 설립돼 커왔고, 사업의 99% 이상을 국내에서 운영하며, 3만명에 가까운 일자리 창출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적극 소명하며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결국 쿠팡은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이 사상 최대 규모인 7조15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4.2% 급증하며 덩치를 키웠다. 또 영업 손실은 7205억원으로 전년(1조1279억원)보다 적자폭을 36.1% 확 줄였다.
증권가에선 "배송 확대에 따라 매출액은 빠르게 늘었던 반면, 고정비는 커버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천 쿠팡물류센터와 관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69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28일 오후 대전의 한 도로에서 쿠팡 택배 직원들이 차량에 택배물품을 싣고 있다./사진=뉴스1
올 1분기 들어 코로나 사태로 시민들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자제하면서 상대적 특수를 누렸다. 올해도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 타이틀을 경신하고, 흑자 전환에 더 다가설 수 있지 않겠냐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그러나 코로나의 역습이 닥쳤다. 특히 쿠팡 물류센터가 코로나 집단 감염의 진앙로 지목된 된 데에는 △초기 대응 실패 △물류센터의 근로 특성 및 작업 환경 △방역수칙 교육 미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쿠팡 경영진의 실책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실제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부천 물류센터에 행정 명령을 내리며 "자칫 상품 배달 아닌 '코로나 배달'이라는 최악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코로나 19로 밀려드는 배송 물량으로 쿠팡이 무리한 확장을 하다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물류센터 내 쿠팡 직원들의 모자·신발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되며 소비자들의 불신도 더 커져 가는 모양새다.
쿠팡이 그동안에는 만성 적자를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보전해왔지만, 최근 손 회장의 비전펀드도 공유오피스 '위워크' 등의 투자 실적 부진으로 감원에 나서는 등 하향세를 그리고 있어 쿠팡의 추가 투자 유치에 난항도 우려된다. 경쟁 온라인 몰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하면서도, e커머스·배송 산업 전반에 불똥이 튀지 않을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쿠팡은 타 온라인 쇼핑몰보다 팬덤이 두터운 기업이었지만 엑소더스 조짐이 일고 있다"면서 "유·무형의 경영 손실이 불가피한데,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진제공=쿠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