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도 불안, 안 보내도 불안…마음 못 놓는 학부모들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0.05.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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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 등교 개학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덕초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아이의 등교를 지켜보고 있다. 2020.5.27/뉴스1(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 등교 개학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덕초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아이의 등교를 지켜보고 있다. 2020.5.27/뉴스1




"학교를 언제까지 안보내기도 걱정이고, 그렇다고 보내려니 코로나가 무섭고"

28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일일 확진자가 이날 0시 기준 79명으로 급증한 가운데 등교 개학을 시작한 한 초등학생 학부모 이모씨(44)의 말이다.



이씨는 "좀 잠잠한가 싶더니 학교를 보내려니까 환자가 급증하더라"며 "이래도 저래도 마음이 놓이지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지역감염은 이제 쿠팡과 마켓컬리 등 대형 e커머스 회사에서 추가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바로 전날인 27일부터 등교를 시작한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말 그대로 '멘붕' 상태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김모씨(45)는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 두 자녀를 둔 학부모다. 김씨는 "오히려 초등학교 고학년들부터 등교를 시켜야하는 것 아니냐"며 "원래 어제(27일)부터 학교를 보내려고 했는데 코로나19 환자가 너무 급증해 이번주는 가정학습으로 대체하고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녀가 아쉬워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매우 아쉬워한다"면서 "그저께(26일)에 학교 갈 수 있다고 해서 친구들 만날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는데 지금은 풀이 죽어있다"고 전했다.

"언제까지 학교를 안 갈 순 없지 않느냐"는 걱정도 나온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박모씨(43)는 "코로나19가 하루아침에 끝날 병이 아니지 않냐"며 "더 이상 개학을 미룰순 없을 것 같다. 손 철저히 씻고 마스크 잘 착용하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도 방역 지침 철저…한 초등학교 교사 "마스크 내리고 물 마셔도 되냐고 물을 때 짠해"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개월여 연기됐던 초등학교 1·2학년생, 유치원생 등교가 시작된 27일 오전 광주 북구 신용동 건국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손 소독을 하고 있다. 2020.05.27.  wisdom21@newsis.com[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개월여 연기됐던 초등학교 1·2학년생, 유치원생 등교가 시작된 27일 오전 광주 북구 신용동 건국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손 소독을 하고 있다. 2020.05.27. [email protected]
교육당국은 학교에서 코로나19 전파 방지를 위해 등교 시간을 나누거나 각 요일마다 학년을 다르게 배분해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토록 하고 있다.

이 부분에 혼선이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씨는 "온라인 수업은 이제 좀 익숙해졌지만 학년마다 가는 요일이 달라서 헷갈린다"며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더 혼란스러워하기도 한다. 초등학생 자녀가 두 명 이상인 집은 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등교 개학 이틀째를 맞아 학교 현장에선 학생들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경복초등학교 교사 A씨는 "학생들이 별 문제 없이 선생님과 방역수칙을 잘 따라줘서 수업이 잘 진행됐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세륜초등학교 교사 B씨는 "수업 내내 아이들이 착실히 마스크를 착용하면서도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며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너무 좋다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쉬는 시간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가 한 아이가 조심스레 다가와서 '마스크 내리고 물 마셔도 돼요?'라고 물을 땐 마음이 짠했다"며 "창문을 열고 수업을 해야해 교사도 목소리를 크게 내야하는 등 어려움이 많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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