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총력…한은, 기준금리 0.5%로 인하 '사상최저'(상보)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안재용 기자 2020.05.2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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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發 수출·내수 경기부진 대응…역대급 확장재정 펴는 정부와 공조 '시너지 효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한 번 낮추며,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 부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은은 2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0.75%에서 0.50%로 25bp(1bp=0.01%포인트) 낮췄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 금리인하로, 지난 3월 50bp '빅컷'에 이어 기준금리 사상 최저치 기록을 다시 쓰게 됐다.

이날 금통위 결정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일부터 29일까지 채권시장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 전개 상황을 보면서, 추후 정책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한은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 부양을 위해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내수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수출액은 203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0.3% 감소했다. 4월(-24.3%)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대 감소가 예상된다.



수요측 물가압력을 보여주는 4월 개인서비스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0% 상승에 그쳤다. 지난해 4월 1%대로 떨어진 이후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최근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있지만, 실물경제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4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3.0%로 제시했는데, 지난 12일 하향조정을 예고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는 것도 글로벌 경제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재정정책과의 공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정부가 3차 추경 편성을 예고한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더 완화적으로 끌고 가면서 경기 부양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정부의 국채조달비용 부담도 낮아질 전망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지난 2월 전망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2.1%, 1.0%로 제시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월 금통위에서 2분기 중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상황을 전제로 올해 0%대의 '플러스'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국내외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0%대 초반의 성장률 전망치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금통위는 조윤제, 주상영, 서영경 신임 금통위원이 참여하는 첫 통화정책회의다. 각 금통위원들의 통화정책 성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첫 무대인 셈이다.

조윤제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결정 표결 참여 여부를 놓고 관심을 끌고 있다. 조 금통위원이 보유한 주식이 공직자윤리법에 규정된 보유 주식 상한(3000만원)을 넘으면서, 인사혁신처의 '직무관련성' 심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조 금통위원이 이날 회의에서 제척심사를 요청하는 경우 나머지 금통위원들이 제척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원이 이해상충 가능성에 따른 제척을 이유로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 불참한 전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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