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한은은 2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0.75%에서 0.50%로 25bp(1bp=0.01%포인트) 낮췄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 금리인하로, 지난 3월 50bp '빅컷'에 이어 기준금리 사상 최저치 기록을 다시 쓰게 됐다.
이날 금통위 결정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일부터 29일까지 채권시장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 전개 상황을 보면서, 추후 정책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수출, 내수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수출액은 203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0.3% 감소했다. 4월(-24.3%)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대 감소가 예상된다.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최근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있지만, 실물경제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4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3.0%로 제시했는데, 지난 12일 하향조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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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는 것도 글로벌 경제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재정정책과의 공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정부가 3차 추경 편성을 예고한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더 완화적으로 끌고 가면서 경기 부양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정부의 국채조달비용 부담도 낮아질 전망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지난 2월 전망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2.1%, 1.0%로 제시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월 금통위에서 2분기 중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상황을 전제로 올해 0%대의 '플러스'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국내외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0%대 초반의 성장률 전망치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금통위는 조윤제, 주상영, 서영경 신임 금통위원이 참여하는 첫 통화정책회의다. 각 금통위원들의 통화정책 성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첫 무대인 셈이다.
조윤제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결정 표결 참여 여부를 놓고 관심을 끌고 있다. 조 금통위원이 보유한 주식이 공직자윤리법에 규정된 보유 주식 상한(3000만원)을 넘으면서, 인사혁신처의 '직무관련성' 심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조 금통위원이 이날 회의에서 제척심사를 요청하는 경우 나머지 금통위원들이 제척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원이 이해상충 가능성에 따른 제척을 이유로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 불참한 전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