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상 숭실대 교수가 28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0 키플랫폼' 총회(팬더모니엄 그 이후 : 써로게이트 이코노미의 출현)에서 '반환점에 선 유니콘'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이후 맞이한 팬더모니엄(대혼란)의 시대.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유니콘'을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불안의 시기, 혁신으로 반짝이는 유니콘 보다는 뙤약볕을 견뎌낼 적응력을 갖춘 낙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013년 미국의 벤처투자자 에일린 리(Aileen Lee)가 첫 사용한 이후 7년 만에 전세계 상식 용어가 된 유니콘은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이들은 '기습적 성장'을 뜻하는 블리츠 스케일링(Blitzscaling) 전략을 활용한다.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성장해 기업가치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린다.
유효상 숭실대 교수가 28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0 키플랫폼' 총회(팬더모니엄 그 이후 : 써로게이트 이코노미의 출현)에서 '반환점에 선 유니콘'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하지만 유 교수는 "유니콘 수가 정책목표가 돼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유니콘이 비상장 기업으로 남아 있다는 것은 수익이 나고 있지 않거나 확고한 비즈니스 모델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얘기"라며 "지속적,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반드시 상장해 일반인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대신 유 교수가 강조한 것은 성공한 유니콘, 즉 '엑시콘(Exitcorn)'을 늘리는 일이다. 엑시콘은 IPO(기업공개)나 M&A(인수합병)를 통해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기업이다. 국내 엑시콘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뿐이다.
유 교수는 '곧(Soon)' 유니콘이 될 '수니콘(Soonicorn)'에 대한 집중 육성도 강조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선행 교육과 비즈니스 모델 연구소 등을 통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혁신 제품·기술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확률은 5~10%에 불과하다'는 존 구어빌 하버드대 교수의 '혁신의 저주' 개념을 소개하며 "기술을 너무 강조하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실패하기 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행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기술을 접목시켜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못하면 실패한 유니콘 '유니콥스(Unicorpse)'가 되거나 좀비기업과 다르지 않은 영원한 유니콘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