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100년 전 파국으로 끝난 영독 대결 연상"-FT

뉴스1 제공 2020.05.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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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울프 수석 경제논설위원 "고도의 글로벌 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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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미중 간 갈등과 세계화 약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속화되고 있고, 이는 파국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의 마틴 울프 수석 경제논설위원이 26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울프 위원은 이날 '불길한 과거를 상기시키는 중미 간 대립과 세계화에 대한 위협(China-US rivalry and threats to globalisation recall ominous past)'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 미중 간 대립 격화 =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중국을 맹비난하고 있고, 시진핑 주석의 중국은 조약 의무를 어겨가며 홍콩에 엄혹한 국가보안법을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 행정부가 ‘원칙 있는 현실주의(principled realism)'에 입각해 중국에 대해 새로운 전략적 접근법을 내놓았는데, 이것은 미국의 국가안보 및 경제 이익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울프 위원은 "20세기 초반도 세계화와 통제되지 않는 열강 대립의 시대"였다며 미국의 부상이 가장 중요했지만 지리적 근접성은 영국과 독일 간 경쟁을 결정적인 것으로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1세기 중국과 미국의 대립은 19세기 독일과 영국 사이의 대립과 묘한 유사성을 갖고 있다"는 프린스턴대 교수의 마커스 브루너마이어 교수와 해럴드 제임스 교수 등의 논문을 소개했다.

두 대립 모두 경제적 세계화와 빠른 기술 혁신의 시대에 발생했고, 또 자유시장 체제를 갖춘 기성의 민주주의 국가에 국가보호 경제를 갖춘 부상하는 전제국가가 도전한다는 점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자료사진>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자료사진>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울프 의원은 1914년 시작된 갈등은 유럽과 동아시아, 글로벌 경제가 파국을 맞은 뒤 1945년 끝이 났고, 또 새로운 강국으로 세계무대에 미국을 진입시켰다고 전했다.

◇ 코로나 사태로 추세 가속화 = 그는 이어 "중미 간 마찰 증가와 세계화 약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뚜렷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이 같은 추세를 가속화시켰다. 팬데믹(세계적 유행)은 각국이 안으로 향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공급망 붕괴, 자급자족 수요 증가 등을 언급했다.

그는 "경제 붕괴, 솟구치는 실업, 부진한 회복세 때문에 일부 지도자들은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와 국가주의자가 돼 외국인을 비난한다. 미국의 무능력함에 대한 인식은 미국의 신뢰성을 약화시키고 중국을 대범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제기구와 조약에서 미국이 탈퇴하고 중국이 독자 노선을 걸을 때마다 협력의 망은 찢어진다. 심지어 무력 충돌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절제되지 않은 열강 간 경쟁이 어떻게 종결됐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며 "오늘날의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통합돼 있어 탈세계화 비용은 상응해서 더 크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이용할 수 있는 무기들은 100년 전의 무기들보다 훨씬 더 파괴적이라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는 또 중국과 미국을 구해줄 수 있는 외부 세력도 없다"고 설명했다.

울프 위원은 "우리가 세계공동체를 관리하려면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 지금은 어렵고 위험한 시기이다"며 "이것은 팩트(fact)다"고 덧붙였다.

1일 천안문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군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1일 천안문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군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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