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의약품 사려했지만 거절 당해"…美 제재 때문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0.05.2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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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마드 "미국 압박 굴복말고 의약품·의료장비 구입에 원유 수출대금 쓸 수 있어야"

/사진=이란 에테마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사진=이란 에테마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란의 한 일간지가 27일(현지시간) 1면 기사를 통해 이란이 인도적 목적으로 필요한 한국 의약품을 사겠다는 제안을 거절했다며, 미국의 일방적인 경제제재에 동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란 유력지인 '에테마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국은 이란과 60년 우호를 경매에 내놨다'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비판 기사를 내보냈다.

에테마드는 "한국(기업)은 잠재력이 큰 이란에 진출해 경쟁자를 물리쳤고 이란 국민은 이를 반겼지만 지금은 유감스러운 기억으로 남았다"며 "미국의 경제 테러리즘에 동참해 이란과 관계를 끊고 떠나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에테마드는 "이란이 코로나19의 투쟁에서 의약품을 구매하겠다고 제안한 상황에서, 한국은 이란의 돈(원유 수출대금)을 갚지 않겠다고 거부하면서 미국과 손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대(對) 이란 외교정책에서 오늘날 잊혀진 것은 서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인 이란과 60 년간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한국의 국가 이익보다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이 언급한 원유 수출대금은 이란과 교역을 위해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한국내 2개 은행에 개설한 원화결제계좌에 있는 돈을 뜻한다.


이 계좌는 미국의 제재에 저촉되지 않으면서도 한국과 이란이 교역할 수 있도록 한 채널이었지만, 2018년 8월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사실상 계좌가 동결됐다.

이란은 한국에 원유를 수출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1년6개월 동안 양국은 이와 관련해 협상을 해왔다.

에테마드는 "한국이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말고 의약품과 의료 장비 등 물품 교역에 이 돈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달 6일과 이달 17일 약 15억원의 코로나19 검사도구와 방역 물품을 이란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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