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연합 '주주배정 유증' 압박에 한진칼 "자산팔아 자금 마련"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0.05.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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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진빌딩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서울 중구 한진빌딩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조현아 전 대한항공 (20,250원 ▼300 -1.46%) 부사장과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이 한진칼 (55,700원 ▼1,700 -2.96%)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압박하고 나섰다. 조원태 회장 측의 참여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한진칼 측은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3000억원 가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초 계획대로 자산 매각과 차입 등으로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27일 한진칼에 따르면 조현아 3자연합은 지난 22일 한진칼에 "한진칼도 대한항공처럼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코로나19(COVID-19)로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은 정부의 1조2000억원 자금 투입에 부응해 1조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한진칼도 유증에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한진칼은 7월로 예정된 유증 자금 3000억원 중 1000억원을 단기차입으로 마련했다. 20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한진칼의 보유 현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한진칼이 별도 유증을 실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다만 경영권 분쟁 와중에서 3자배정 유증은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최대주주 측 우호지분이 확보되는 만큼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당국이 제동을 걸 수 있다.

주주배정 유증도 선택하기 어렵다. 조원태 회장 측의 자금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역으로 3자연합 측으로서는 주주배정 유증이 이뤄지고 조 회장 측이 유증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할 경우 지분율이 높아질 수 있다.


3자연헙은 이에 앞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했었다. 두 번째 내용증명을 통해 조 회장 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 층 높인 셈이다.

한진칼 관계자는 "이사회 결정대로 보유자산 매각과 담보부 차입으로 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조현아 전 부사장의 선전포고로 시작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남매의 난은 지난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측이 압승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럼에도 3자연합이 조 회장 측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한 상황이다. 언제든 경영권 분쟁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 최근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2%를 추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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