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안 돼 큰 일" 울상 짓는 건설기계업계[현장+]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05.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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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건설기계) 대화'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5.27/뉴스1(서울=뉴스1)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건설기계) 대화'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5.27/뉴스1


"밖에 나가서 수출해야 하는데 수출이 안 되고 묶여버려 큰일이다."(건설기계 A업체 대표이사)



"이러다 3분기 지나서도 (회복이 안 돼) 전략회의에 다시 모이게 될까봐 무섭다."(건설기계 B업체 대표이사)

건설기계업계가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뚝 떨어진 수출로 고민에 빠졌다. 27일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6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에 참석한 업계 대표들은 건설기계 수출에 대한 우려를 가장 먼저 제기했다.



회의는 이날 오후 3시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장), 양성모 볼보그룹코리아 대표,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 등 주요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회의 시작 30분 전에 도착해서 업계의 고민을 나눴다.

건설기계업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급감으로 지난달 수출액이 전년 대비 32.3% 감소했다. 이달 역시 전년 대비 수출이 3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건설기계 업체 대표는 "3, 4월 유럽에서만 물량이 40% 빠졌고, 5월은 더 빠질 것 같다"며 "이게 바닥인지 더 바닥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해외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는 수출용 굴착기와 휠로더를 주로 생산하는 군산공장을 지난 26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8일간 닫기로 했다. 현대건설기계도 북미, 유럽 등에 수출하는 굴삭기를 생산하는 울산공장을 다음 달 1~5일, 15∼19일 닫기로 했다.

회의에 앞서 손동연 사장과 공기영 사장을 포함한 업체 대표들은 건설기계업계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또 다른 건설기계업체 대표는 "우리가 자동차부품도 작업하는데 부품 부문은 자동차보다 훨씬 영세하다"며 "신용등급도 굉장히 낮은데 별다른 대책이 없어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이 망가지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업체 대표들은 이날 정부에 펀드 운영자금 지원과 부채 부담을 줄여줄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호소했다.

성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4월 무역보험 감면과 수출 지원 확대를 발표했다"며 "수출금융을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건설기계 분야의 수출 확대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수출 지원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주요국 발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무역협회 등 유관기관을 통해 새로운 거래선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의 인프라 투자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강성인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사업지원본부장은 "각국이 코로나 회복을 위해 경기 부양책을 많이 발표하고 있는데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많이 투입될 것"이라며 "건설기계업은 해외시장 비중이 높고 SOC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하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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