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한 이낙연...다음주 당권 도전 선언

머니투데이 김하늬 , 유효송 , 이지윤 기자 2020.05.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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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21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서 넥타이를 풀고 있다. 2020.05.27.  kkssmm99@newsis.com[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21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서 넥타이를 풀고 있다. 2020.05.27. [email protected]


이낙연이 움직인다. 8월 전당대회 출마를 확정짓고 다음주 초 공식 선언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 위원장은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 "며칠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만난 이낙연
최근 이 위원장은 일찌감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당권주자들과 최근 잇따라 접촉했다. 이 위원장은 이와관련 "오늘은 워크숍에 방해가 될 만한 내용은 일단 (말하지 않겠다). 워크숍에 집중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이 위원장은 홍영표·송영길·우원식 의원 등 당권 주자들과 각각 만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송 의원과는 지난주 회동했고, 우 의원과는 26일 만났다.

이 위원장은 26일에는 우 의원의 의원회관 의원실로 직접 찾아가 10~2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우 의원은 완곡하게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원은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이) 만나자고 하셔서 만났다. (출마 관련) 내 의사가 어떤지 확인하려고 그러시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동안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으니까 출마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 의원 역시 이 위원장과 만나 전당대회 출마 관련한 의견을 나눴고 홍이 위원장에게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해철 의원은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이 조만간 (출마 여부 발표를) 할 것 같다"며 "내일이나 모레 아주 조만간"이라고 말했다.

'7개월 당대표'…조심스러운 발걸음
그의 당권 도전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 다만 예상보다 발걸음이 더뎠다. 2022년 대권을 염두에 둔 당권 도전이라서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상 선거일 1년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당권과 대권 분리규정이 있다. '7개월 짜리 당대표'라는 우려가 앞섰다.

이 위원장은 조심스러운 만큼 당내 기류를 면밀히 살피며 총선 직후 한 달간 '잠행'을 택했다. 당선 인사와 소규모 개인 일정을 소화했다. 민주당 인사 접촉은 최소화 했다.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끝난 뒤 총선에서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았던 낙선자와 당선자들을 차례로 만나 식사를 하며'당내 세력화'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총선 기간 38명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중 20여명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재선 고지에 오른 인물로는 강훈식·고용진·김병욱·김한정·박정·백혜련·정춘숙 의원 등이 있다. 초선으로는 고민정·김용민·소병철·이소영·이탄희·홍정민 당선인 등이 있다.

지난 18일에는 광주에서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참석한 뒤 호남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상견례를 겸한 오찬을 하면서 전당대회 출마 전 여론탐색에 나섰다.

이 자리에 있던 한 당선인은 "당대표, 전당대회라는 단어만 안나왔지 사실상 자연스레 지지하자는 분위기가 유도되는 자리였다"며 "특히 호남은 이낙연을 밀어줘야하지 않겠냐고 주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초선들의 입장은 또 그렇지 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당 대권주자 1위지만 소수파라는 점도 고민의 시간을 길게 만든 요인이다.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대부분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에 함께 했지만 이 위원장은 새천년민주당에 남았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위원장 측근은 '이낙연 대세론'을 흘리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 1위를 권리당원들이 전당대회에서 끌어내릴리 만무하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총선이 끝나고 다들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관심이 많을 때 이런 이야기를 서로 전하며 '대세론'을 띄우는 듯 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 '이낙연'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도 호사가들의 입을 통해 전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부산에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및 '부산 친노' 사람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당권은 이낙연 위원장에게 밀어주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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