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재점화 한진칼, 코스피200 편입될까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5.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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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신규 편입종목 매수 전략…평균 9% 상승

서울 중구 한진빌딩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서울 중구 한진빌딩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의 구성종목 정기변경이 곧 발표를 앞두고 있어 새로 편입·편출될 종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지수에 새로 편입되는 종목은 수십조원에 달하는 패시브 자금의 유입으로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 편출되는 종목은 수급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종목 정기변경 결과를 발표한다. 변경 사항은 다음달 12일부터 적용된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은 각 시장을 대표하는 우량주 200개, 1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각 산업별로 시가총액과 유동성이 높은 종목으로만 구성했기 때문에 지수 안정성과 기대 수익률이 높고, ETF(상장지수펀드)나 인덱스 펀드에서도 이를 기초자산으로 많이 활용한다.

현재 코스피200을 기초로 한 ETF는 12종, 자산규모는 15조3000억원이다. 코스닥150 ETF는 9종 2조3000억원 규모다. 수십조원의 패시브 자금이 ETF를 통해 유입되기 때문에 지수에 편입되는 것만으로도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두 지수는 매년 6월과 12월 구성종목을 정기적으로 변경한다. 6월 정기변경의 경우 지난 4월 최종 매매거래일에 상장된 보통주 가운데 최근 6개월 간 일평균 시가총액과 일평균거래대금을 기준으로 구성종목을 정한다.

시장의 관심은 한진칼 (57,700원 ▲300 +0.52%)의 코스피200 신규 편입 여부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등이 속한 한진그룹의 지주사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이 참여한 3자 연합 간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서 한진칼 주가는 올 들어 2배 이상 급등했다.

앞서 한진칼은 이달 초 글로벌 대표 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신규 편입을 기대했으나 불발됐다. 주요 대주주 간 지분경쟁에 붙으면서 유통주식수가 줄어든 것이 문제가 됐다. MSCI 편입에 실패한 날 한진칼 주가는 약 13% 급락했고 이후에도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졌다.


코스피200 지수에는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지만 유통주식수 부족은 걸림돌이다. 현재 조원태 회장 측과 이에 맞서는 3자 연합의 지분이 80%를 넘어 일반 주주들의 지분은 20%가 채 안된다. 유통주식수 부족은 지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수 편입시 고려 대상이 된다.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코스피200 신규 편입 예상 종목은 한진칼 외에도 포스코케미칼 (281,000원 ▲500 +0.18%), 더존비즈온 (56,000원 ▲2,400 +4.48%), 키움증권 (132,100원 ▲3,400 +2.64%), NHN (22,900원 ▼100 -0.43%),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 F&F (14,810원 ▼140 -0.94%), 지누스 (12,240원 ▲40 +0.33%), 태영건설 (2,310원 ▲10 +0.43%), 더블유게임즈 (44,000원 ▼150 -0.34%) 등이 있다.

반면 유동성 위기로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쌍용차 (6,030원 ▲30 +0.50%)는 이번 정기변경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남양유업 (509,000원 ▲9,000 +1.80%), 동양 (921원 ▼4 -0.43%), JW홀딩스 (2,980원 ▼30 -1.00%), AK홀딩스 (14,670원 ▲10 +0.07%), 현대리바트 (7,540원 ▲10 +0.13%), 효성중공업 (291,000원 ▲19,500 +7.18%) 등이 편출 유력 종목으로 꼽힌다.

코스닥150의 경우 SK바이오랜드 (8,910원 ▼110 -1.22%), 차바이오텍 (16,900원 ▼110 -0.65%), 셀리버리 (6,680원 ▼2,850 -29.91%), 유비쿼스홀딩스 (12,440원 0.00%), 아모그린텍 (10,050원 ▼20 -0.20%), 아이티엠반도체 (19,250원 ▼260 -1.33%), KH바텍 (14,570원 ▼10 -0.07%), 네오위즈 (19,610원 ▼180 -0.91%) 등의 신규 편입이 예상된다.

한때 바이오 대장주였던 신라젠 (4,550원 ▼15 -0.33%)은 경영진의 배임·횡령으로 인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검토되면서 코스닥150에서 편출될 가능성이 높다. 슈피겐코리아 (30,750원 ▼300 -0.97%), 이테크건설 (16,220원 ▲80 +0.50%), 아스트 (1,072원 ▼36 -3.25%), 우리산업 (3,700원 ▼80 -2.12%), 강스템바이오텍 (2,675원 ▼300 -10.08%), 세종텔레콤 (638원 ▲7 +1.11%) 등도 제외가 유력하다.

지수 정기변경에 맞춰 새로 편입이 예상되는 종목은 매수하고 편출이 예상되는 종목은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에 신규 편입되는 종목은 정기변경일 3주전부터 정기변경일까지 평균 9.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정기변경일에는 주요 ETF 운용사들이 신규종목 편입을 위해 매수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기변경일 이후에는 차익실현 매물의 출현으로 하락세가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5년 동안 코스피200 신규 편입종목의 주가 흐름을 보면 2017년과 2019년을 제외하고 대부분 정기변경일 2달 전부터 상승세를 보이다 정기변경일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타난다"며 "통상 정기변경일 3주 전 매수해 정기변경일에 매도하는 것이 가장 수익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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