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전일대비 35.18p(1.76%) 오른 2029.78에 거래를 마치며 2000선을 회복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올 하반기 증시 흐름은 어떨까. 증권사들은 하반기 투자 키워드로 코로나 봉쇄 해제·박스피·성장주를 꼽았다.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실물 경제가 회복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제 활동 재개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코스피 지수가 이미 2000선을 웃돌아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지만 IT·소프트웨어 등 성장주들이 계속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 흐름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2100~2300 상승 가능"
27일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등은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의 상단을 2100~2300으로, 하단은 1800~1850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2400까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가장 높았다.
증시를 지탱하는 힘은 유동성이다. 미국은 마이너스 금리로 접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우리나라도 금리를 추가 하향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0.75%지만, 올 하반기에 0.5%까지 떨어질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환위기, 금융위기 이후에 적자기업이 늘고 상장폐지도 증가했지만 2014년 이후에는 적자기업이 증가해도 상장 폐지되는 기업의 숫자는 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금리 환경에서 기업들이 차입을 늘려 연명했거나, 정부도 고용에 신경 쓰며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기업 실적은 계속 하향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수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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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반기 중에는 내년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하반기 중에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경기가 회복한다면 실적 하향조정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IT·소프트웨어 강세 지속 예상
NAVER 카카오 엔씨소프트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크게 상승하기는 힘들겠지만, 성장주 위주의 종목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으로 보면 내년 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 전망치는 현재 137조원에서 15% 하향된 116조원, 보수적으로는 10조원 추가 하향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상정한 코스피지수의 중간값 예상치는 2100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급상승한 IT·소프트웨어 등 성장주들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가 유럽보다 빠르게 반등한 것도 IT·인터넷 업종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코스피200 내에서 이들 기업은 22곳에 불과하지만 시총 비중은 40%를 웃돌고 있다.
강 연구원은 "NAVER, 카카오, 엔씨소프트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업종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및 언텍트 소비가 증가하면서 이익 성장세가 가속화됐다"며 "이들 종목은 추가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수를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 팀장도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는 카카오, 엔씨소프트, 삼성바이오 등이나, 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현대모비스, SK이노베이션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도 하반기 회복을 기대해볼 만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반도체는 현재 부진하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유럽이 ICT(정보통신기술) 플랫폼 투자에 힘을 쏟고 있고, 소비가 회복된다면 핸드폰, 가전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