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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의 '번외수사', 고구마는 없는 통쾌한 사이다 맛집

조성경(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0.05.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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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삼촌'과 '장르물의 명가' 만남에 이색 시너지 넘쳐

사진제공=OCN사진제공=OCN




절묘한 조합이 탄생했다. 지난 23일 방송을 시작한 차태현 주연의 OCN 드라마틱 시네마 ‘번외수사’(극본 이유진 정윤선, 연출·강효진)다.


사실 차태현의 안방 복귀작 확정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베일을 벗기 전까지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엄청난 대작이라거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주 방송이 공개되고 보니 서로가 윈-윈하는, 의미 있는 만남이자 이색적인 시너지에 감탄사가 나온다. 바로 호감도와 친근함으로 손에 꼽히는 배우 차태현과 장르적으로 ‘찐’을 자랑해오던 장르물 명가 OCN의 조우가 그렇다.


#액션부터 전개까지 통쾌한 사이다




‘번외수사’는 범인 잡는데 물불 가리지 않는 꼴통 형사 진강호(차태현)와 존폐위기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팩트폭격’의 한방을 위해 위험천만한 취재에 몸 사리지 않는 열혈 PD 강무영(이선빈)이 우연히 같은 사건, 같은 용의자를 쫓으면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포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차태현은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친근한 매력으로 무장, 능글능글한 베테랑 형사의 모습을 그리며 이목을 끈다. 신선한 점이라면 그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형사 역을 맡아 액션신을 펼친다는 사실이다. 제작발표회에서 직접 언급했듯 OCN에 자주 출연했던 자신의 절친 장혁의 액션과는 결이 완전히 다른데, 그의 우려와 달리 ‘코믹 액션 소탕극’에 잘 어울리는 통쾌한 장면들이 보는 이를 미소 짓게 한다.


쉽고 빠르게 가자는 전략인지 1~2회에서 진강호가 사건을 파헤치고, 범인을 찾아내는 모습은 쉬워도 너무 쉬워 보였다. 그럼에도 고구마 모멘트는 1초도 만들지 않겠다는 듯 속전속결하는 전개가 시청자들의 만족도를 높인다.


차태현의 대사 역시 속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다. 재벌2세 용의자가 법 앞에서 군림하려는 듯 고자세로 나오자 “법 위에 돈 있다? 그 돈 위에 또라이 있다!”고 말하는 등 매사 전혀 기죽지 않는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차태현이 주는 편안한 인상만큼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범죄 소탕극인 것이다. “범죄스릴러인데 너무 어둡지 않아서 좋다”는 반응들이 나오는 이유다.


#OCN, 차태현의 편안함을 취하다


이 지점이 차태현을 앞세운 OCN, OCN을 선택한 차태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차태현 역시 “OCN에서는 나와 정반대의 인물들이 주로 경찰 역을 했다”고 말할 만큼 OCN과 차태현은 그동안 추구해온 장르나 매력이 서로 달랐고, 멀리 있던 사이였다. 그런 둘이 손을 잡은 건 이유가 있는 것이다.


먼저 차태현에게 ‘번외수사’는 새로운 장르로 외연을 넓히는 기회가 된다. 차태현의 이미지가 워낙 견고하고 이번 드라마가 코믹터치여서 장르물로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그가 배우 인생에서 새로운 활로를 뚫는 첫발을 내디딘 것이 분명하다. ‘장르물도 되는’ 차태현으로, 새로운 수식어를 달 기회를 잡은 것이다.


사진제공=OCN사진제공=OCN




OCN은 차태현으로 인해 친근한 이미지를 심는 계기를 마련했다. 앞서 OCN이 장르물의 명가로 자리를 잡은 시발점은 장혁이 주연한 ‘보이스’(2017)였다. 당시 OCN 관계자들은 ‘보이스’ 성공에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장혁이라는 배우의 효과가 컸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영화와 드라마, 예능을 두루 섭렵하며 호감도와 친근함이 남다른 차태현이 OCN의 채널 이미지를 좀더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OCN은 다양한 배우들의 매력 중 차태현의 편안한 매력을 채널 이미지에 더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번외수사’가 정감을 높이는 이유가 또 있다. ‘마블리’ 마동석이 ‘번외수사’를 직접 기획, 마동석이 이끄는 창작집단 팀고릴라가 제작하는 드라마라는 점이다. 더욱이 1회에 마동석의 얼굴이 영정사진으로 등장, 진강호의 아버지이자 비리 경찰이었다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뿐 아니라 대중들에게 ‘칭따오’라는 별명으로 친숙한 배우 정상훈도 등장해 애정 어린 관심을 더한다.


#식상함 뛰어넘는 안정감과 몰입도


굳이 쌍심지를 켜지 않는 다음에야 ‘번외수사’는 코믹 범죄 소탕극으로서 재미가 충분한 드라마로 보인다. 차태현의 활약뿐 아니라 지난해 깜짝 흥행에 성공한 영화 ‘내 안의 그놈’의 강효진 감독의 연출로 코믹한 재미가 제대로 살고 있다. 범죄스릴러물로서 사건을 따라가는 맛이 탄탄히 받쳐주는 덕분이기도 하다.


다만 클리셰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미 시청자들 사이에서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라는 반응이 있다. 겹치는 지점이 생길 수는 있지만, 어느 영화에 나온 무슨 장면이라고 꼽을 정도면 아쉬움을 사게 된다. 당장 2회 호송 차량 탈주범 이야기에서 지난해 개봉했던 ‘나쁜 녀석들-더 무비’와 흡사한 장면이 연출돼 곧바로 영화가 연상됐다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


앞으로 진강호와 강무영이 본격적으로 공조하면서 다섯 명의 아웃사이더들이 ‘팀불독’을 결성, 범죄를 소탕한다는 설정도 그렇다. 앞서 OCN ‘38사기동대’와 ‘플레이어’를 통해서도 범죄자나 사기꾼 등 소위 아웃사이더들이 한 팀이 돼 악을 처단하는 이야기가 히트한 바 있기에 일부 시청자들에게 이번 ‘번외수사’가 참신함이 부족한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다.


심지어 차태현이 으레 예상 가능한 연기를 한다고 폄훼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그런 그에게서 분명히 편안함이 느껴지고, 그 안정감과 친근감 넘치는 연기를 지켜보게 하는 힘이 있다는 점이다. 그 힘이 OCN과 만나 폭발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아직 2%대의 시청률은 좀더 지켜볼 일이지만, 배우와 채널의 시너지로 인한 몰입도 만큼은 가공할만한 위력으로 자잘한 클리셰쯤은 흘려보게 만들고 있다.
차태현과 OCN의 의기투합, ‘번외수사’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어떤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번외수사’는 총12부작으로, 매주 토·일요일 밤 10시50분 OCN에서 방송된다.


조성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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