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권, 그랜드관광호텔 품으로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5.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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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엔타스듀티프리 제치고 김포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 공개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그랜드관광호텔이 운영하는 그랜드면세점이 김포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운영권을 획득했다. 김해공항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김포공항 사업권을 따내며 코로나19(COVID-19)로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사업의 불씨를 지폈다. 하지만 정상 영업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2일 김포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 공개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그랜드관광호텔을 선정했다.



그랜드면세점은 이번 입찰을 두고 엔타스듀티프리와 각축을 벌였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장면세점을 운영 중인 엔타스는 앞서 그랜드면세점을 누르고 김해공항 입국장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김포공항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손에 쥐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중견·중소면세점으로 인천공항에서 입국장면세점을 운영 중인 에스엠면세점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랜드면세점이 관세청으로부터 특허 승인을 받고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면 향후 5년 간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1층 입국장에서 200㎡로 조성된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주류와 향수, 화장품, 담배 전 품목을 판매할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포공항 입국장 면세점의 예상 연간 매출액은 18억6000억원 규모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면세업계가 고사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그랜드면세점이 김포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에 적극 나선 이유는 당장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임대료 비용이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보다 덜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의 경우 '고정 임대료'를 내는 방식인 데 반해 한국공항공사는 2018년부터 월 단위 매출 증감을 반영한 연동 임대료를 산정해 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하늘길이 끊기며 매출이 9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도 인천공항은 막대한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김포나 김해공항 등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랜드면세점은 지난 4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제4기 면세사업권 우선협상 지위를 포기했지만 김포공항 입국장 면세점 진출은 적극적으로 진행해 온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후 영업전망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면세점 매출효자인 담배 판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입국장면세점 활성화 방안으로 담배 판매를 허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악재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단 점에서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기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늘길이 뚝 끊기며 국토교통부가 국제선 항공기 도착지를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하며 김포공항 국제선 도착이 '제로(0)'인 상황이다. 일원화 조치가 풀리더라도 주요 노선인 일본 등 주요 지역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 여객수요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도 걱정거리로 꼽힌다. 김포공항 입국장 예상 매출액은 18억6000만원으로 53억2000만원인 김해공항에 한참 못 미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과 비교해 임대료 부담이 덜하다는 점에서 사업전망이 나쁘지는 않다"면서도 "여객수요가 바닥인 상황에서 당장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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