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바통 받은 2차 전지…코스피 2달 반만 2000선 탈환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5.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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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글로벌 각국의 경제활동 재개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코스피가 두달 반만에 2000선을 돌파하며 마감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35.18포인트(1.76%) 오른 2029.78을 나타내고 있다. 2020.5.26/뉴스1(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글로벌 각국의 경제활동 재개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코스피가 두달 반만에 2000선을 돌파하며 마감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35.18포인트(1.76%) 오른 2029.78을 나타내고 있다. 2020.5.26/뉴스1


'2차전지 랠리'에 힘입은 코스피가 두 달 반 만에 2000선을 탈환했다. 전문가들은 업종 성장세와 그린뉴딜 정책 등에 힘입어 2차 전지주가 지속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5.18포인트(1.76%) 상승한 2029.78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0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6일(2040.22)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개인은 4808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5억, 34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만 개인은 코스피200선물은 38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업종은 대부분이 빨간 불을 켠 가운데 운수창고가 4% 이상 오르며 상승 폭이 가장 컸고, 화학, 운수창고, 운송장비 등도 2~3% 올랐다. 반면, 음식료품과 의료정밀은 유일하게 1%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는 삼성SDI (417,000원 ▼5,000 -1.18%)(11.49%), LG화학 (374,500원 ▼7,000 -1.83%)(6.29%) 등 2차전지주가 선전했다. 현대모비스 (246,000원 ▲2,500 +1.03%), SK (163,400원 ▲1,400 +0.86%) 등도 4~5% 올랐다. 반면 NAVER (183,600원 ▼100 -0.05%), 셀트리온 (177,100원 ▼2,400 -1.34%) 등은 약보합세, 엔씨소프트 (171,300원 ▼2,300 -1.32%)는 1%대 약세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9.22포인트(1.28%) 오른 729.11로 거래를 마쳤다. 720선에서 출발한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 730선까지 근접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699억원을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289억원, 205억원 매도 우위였다.

코스닥에서는 모든 업종이 오른 가운데 IT부품, 화학, 운송장비·부품 등이 2% 넘게 올랐다.


코스닥 시총 가운데는 2차전지 소재업체인 에코프로비엠 (235,500원 ▼10,000 -4.07%)이 3.52% 오르며 가장 많이 올랐다. 에이치엘비 (109,800원 ▲1,300 +1.20%), 스튜디오드래곤 (41,100원 ▼50 -0.12%), 제넥신 (7,300원 ▼80 -1.08%) 등도 1~2% 올랐다. 씨젠 (22,100원 ▼100 -0.45%)은 1%대 약세, 알테오젠 (174,500원 ▼3,800 -2.13%)은 약보합세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9원 내린 1234.3원에 마감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LG화학 유럽공장. LG화학은 작년 1분기에 유럽공장의 1차 생산라인을 완공했으며, 현재 계속 증설중이다./사진=LG화학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LG화학 유럽공장. LG화학은 작년 1분기에 유럽공장의 1차 생산라인을 완공했으며, 현재 계속 증설중이다./사진=LG화학
전날 언택트(비대면) 관련주가 국내 증시를 이끌었다면, 이날 증시 상승을 견인한 업종은 2차전지였다. 2차전지 제조업체 삼성SDI (417,000원 ▼5,000 -1.18%)에 이어 소재업체인 에코프로비엠 (235,500원 ▼10,000 -4.07%), 천보 (74,000원 ▼1,200 -1.60%) 등도 잇따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SDI (417,000원 ▼5,000 -1.18%) 주가는 7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이달 들어서만 35.7% 올랐다. 에코프로비엠 (235,500원 ▼10,000 -4.07%)은 무려 61% 상승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관련 업종은 미중 마찰 범위 확인 전부터 외국인, 기관 양측으로부터 선호를 받고 있다"며 "업종 내 성장세와 그린뉴딜 등 정책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철광석 수요 증가 기대감에 중소형 철강주도 급등했다. 문배철강 (2,835원 ▼5 -0.18%), TCC스틸 (54,400원 ▼1,200 -2.16%) 등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삼현철강 (5,110원 ▲10 +0.20%), 부국철강 (3,035원 ▲5 +0.17%) 등도 10% 넘게 올랐다. 최근 세계 주요 철강 생산지인 호주·브라질의 철강 업체들이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철광석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에서는 수급 불균형으로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스피 2000선이 안정화되려면 미·중 갈등이 완화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은 전인대(전국인민대표회의) 폐막일인 오는 28일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표결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홍콩 특별 지위 박탈 등 강력 제재에 나서겠다고 대응했고, 33개 중국 회사와 기관을 거래 제한 명단에 올렸다.

노 연구원은 "미·중 갈등이 일부 기업 규제뿐 아니라 관세 등으로 확전할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며 "주식시장은 양국의 마찰 범위를 확인하고 반응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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