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추정물질 당뇨약 제조·판매 중지…업계 영향은?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05.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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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정지 31품목 매출 200억대…"영향 크지 않을 것"

발암추정물질 당뇨약 제조·판매 중지…업계 영향은?


시중에 유통 중인 의약품에서 또다시 발암추정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지난해 고혈압약 '발사르탄', 위장약 '라니티딘'에 이어 세 번째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이번 사태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NDMA가 검출된 품목 수가 적은 데다 매출 규모도 200억원 수준이어서다.

NDMA 검출 31품목 제조·판매 중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트포르민' 당뇨병 치료제 중 NDMA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한 31품목의 제조·판매를 잠정 중지한다고 26일 밝혔다. 메트포르민은 혈당조절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게 사용하는 1차 치료제다.



식약처가 메트포르민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12개 제조소에서 제조한 원료의약품 973개는 모두 NDMA가 잠정관리기준 0.038ppm 이하였다. 963개는 NDMA가 아예 나오지 않았다. 반면 완제의약품의 경우 288품목 중 31품목에서 NDMA가 잠정관리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식약처는 이날부터 31품목의 제조·판매·처방을 중지하고, 회수 작업에 돌입했다.



판매 정지 품목 처방액 200억대
업계에서는 이번 메트포르민 사태가 앞서 발생한 발사르탄과 라니티딘 사태에 비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메트포르민 의약품 288품목 중 31품목만 판매중지된데다 중지된 의약품의 연간 매출 규모도 작다"며 "메트포르민 전체 시장 규모가 3745억원인데 중지된 품목 매출은 200억원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앞서 발사르탄은 174품목, 라니티딘은 전품목이 판매 중지·회수됐다. 중지된 품목의 연간 매출 규모는 각각 900억원, 23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의약품 시장조사 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판매 중지된 메트포르민 의약품의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약 222억원이다. 원외처방액이 10억원 이상인 제품은 JW중외제약 (29,800원 ▼700 -2.30%)의 가드메트정(500mg·850mg·1000mg)과 한올바이오파마 (34,450원 ▼850 -2.41%)의 글루코다운 오알 서방정(750mg·500mg·100mg)뿐이다. 두 제품의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각각 97억원과 80억원이다.

"메트포르민에 과도한 불안감 가질 필요 없어"
업계와 의료계는 이번 사태로 메트포르민 의약품을 사용하는 환자들이 이를 다른 성분의 의약품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메트포르민 원료의약품에서는 NDMA가 기준치 이상 검출되지 않은 만큼 메트포르민 자체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메트포르민 원료의약품에는 문제가 없지만 완제품 제조과정에서 NDMA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과정에서 생긴 문제인 만큼 메트포르민을 다른 약제로 대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NDMA가 검출된 31품목도 발암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환자들이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식약처가 31품목에 대한 인체영향평가를 진행한 결과 추가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10만명 중 0.21명'이었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M7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추가 암 발생 가능성이 10만명 중 1명 이하인 경우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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