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5/뉴스1
방송인 김어준씨와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이 할머니의 회견 내용과 입장에 대해 각각 "뜬금없다", "납득이 안 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인 이 할머니의 메시지와 국민 정서를 수용해야 한다며 윤 당선인과 여성단체, 여권을 비판했다.
김씨는 배후설의 근거로 △이 할머니가 정대협이 정신대 관련 활동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이용했다고 주장한 점 △이 할머니의 얘기가 최 대표의 주장과 비슷하다는 점 △이 할머니의 회견문을 누군가 대신 써줬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이 할머니가 미리 준비한 사전 기자회견문과 관련해서도 "할머니가 직접 쓴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며 "예컨대 '소수 명망가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표현은 정치권 용어로 일상 용어가 아니다. 할머니가 쓴 문장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강제징용 정신대 관련 시민단체를 모태로 인권당을 창당한 최 대표가 이 할머니의 배후에서 회견문을 대필하고 회견 내용을 조언하는 등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김어준
최 전 의원이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납득 안 된다"는 발언 역시 이 할머니의 '배후'로 지목된 최 대표를 겨냥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데 대해 윤 당선인 영입을 위해 자신이 희생됐다며 불만을 표해 왔다.
최 전 의원이 윤 당선인의 국회 입성에 대한 이 할머니의 거부감에 최 대표의 이런 인식이 투영돼 있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최 전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이 할머니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으로 비쳐지자 이날 페이스북에 "발언을 왜곡하지 말라. 나는 '이용수 할머니, 납득 안 된다'고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2020.5.15/뉴스1
특히 "활동가들의 30년 노력이 할머니들의 80년 고통보다 무거울 것 같지는 않다"며 "여성단체들이 우르르 윤미향과 한 패가 돼 떠드는 건 할머니의 메시지 수용에 철저히 실패했다는 걸 뜻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고령에도 논리정연, 윤미향 스스로 결정해야"박지원 민생당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이 할머니가) 연세에도 불구하고 또렷하게 원고도 없이 정연하게 말씀하셔서 놀랐다"며 “기억력이 쇠퇴했다거나 치매 이런 말씀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후설을 제기한 김어준씨와는 결이 다른 판단이다.
박 의원은 "(윤 당선인) 본인이 생각할 때 조금이라도 의혹이 있다면 스스로가 결정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도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적 선'은 그어줘야 한다"며 여당이 당 차원의 명확한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 / 사진=김창현 기자 chm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