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제주시 애월읍 한담산책로를 찾은 나들이객이 맑은 날씨 속에서 거리두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관광소비 11조 증발, 더는 안 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 코로나19가 낳은 국내 관광산업 피해는 심각하다. 문체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관광 관련 소비지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조원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외 하늘길이 막히고 여행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여행업 1조2778억원 △호텔업 4924억원 △유원시설업 3353억원 △카지노 4730억원 △국제회의업 2639억원 등 업종별 피해규모만 4조원(추정)에 달하고, 향후 소비전망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4만원 여행쿠폰 100만개 뿌린다
/인포그래픽=문체부
이에 따라 정부는 해외에서 모범 사례로 꼽히는 정부·민간 차원의 방역 시스템을 적용한 '안전여행'을 적극 추진한다. 관광시설 대상으로 예약제와 인원제한 등 관광객을 분산하고 6500명 규모의 관광지 방역 일자리를 확충해 지속적인 방역을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걷기길과 자전거길, 건강한 해양관광 10선 등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가능한 숨은 여행지를 발굴해 관광객을 분산, 감염우려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꺼지기 직전인 국민 여가심리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여행혜택도 대폭 확대한다. 관광수요 촉진을 위해 오는 6월20일부터 시작되는 '2020 여행주간' 기간을 기존 2주에서 한 달로 확대(6.20~7.19)하고 기차부터 버스, 여객선까지 가격을 확 낮춘 전용 교통이용권을 출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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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 아니라 여행비용을 아끼면서 다양한 국내여행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할인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온라인여행사(OTA) 사업자와 숙박업소와 연계해 4만원 숙박할인 쿠폰 100만개를 지원하고 15만명을 대상으로 여행상품 선결제 시 30% 할인도 추진한다. 에버랜드 등 전국 놀이공원 최대 60% 할인, 관광벤처 상품 40% 할인 등 서울부터 부산까지 전국 각지에서 지역여행 할인을 제공한다.
코로나 뉴노멀 발 맞춰 관광산업 경쟁력↑
폐교에서 글램핑하고 공유숙박도 가능
/사진=캠핑아웃도어진흥원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 관광산업 침체로 이어지고 있단 점에서 위기를 기회 삼아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민간부문 성장을 지원, 국내 관광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한다. 이날 정 총리는 "관광산업의 빠른 회복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걷어내야 한다"며 "과거에는 꼭 필요했던 제도가 이제는 불필요한 걸림돌이 될 수 있어, 관계부처는 끊임없이 민간과 소통하면서 적극적으로 규제혁신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관광 규제로 꼽히던 공유숙박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종래 외국인 대상으로만 허용되던 '도시지역 민박업'을 내·외국인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숙박 사업모델이 국내에도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화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공유숙박 도입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기존 숙박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각계 의견이 담긴 제도개선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포그래픽=문체부
이 밖에도 소규모 자본의 벤처 여행업 창업에 걸림돌이었던 일반여행업의 자본금 등록규정을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춰 소자본이어도 아이디어를 무기로 창업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국토의 64%를 차지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관광지 개발이 제한됐던 산지도 스위스 산악호텔 등을 벤치마킹해 산림휴양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휴식과 재충전 기회를 제공하고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는 관광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관광시장 회복이 필요한 때"라며 "아직 코로나19 방역의 긴장을 늦출 수 없지만 전 세계 모범이 되고 있는 K방역을 기반으로 안전여행을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