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종철 디자이너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투자전문가들은 시나리오별 투자전략을 세우고, 상황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베이징=AP/뉴시스]5월2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오른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박수를 치고 있다. 2020.05.22.
시장의 한 펀드매니저는 "홍콩 보안법이 만들어지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봐야 한다"며 "투자자는 새로운 환경에서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은 GDP(국내총생산) 규모에서 중국의 3%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쇠락했으나, 자주권에 대한 인식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것이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해 강경책을 펴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22일 개막한 전인대에서 외국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및 정권 전복 시도, 테러 등을 강력히 처벌하고 홍콩 시민을 대상으로 안보교육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홍콩 보안법 초안을 공개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최악 상황 시 경기회복 지연·금융시장 충격
우선 기본 시나리오(확률 50%)는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파기와 고관세 전쟁 재개 같은 파괴적 선택보다는 미국의 비관세 압박(기업, 금융, 투자 제재)과 중국의 경제적 양보가 나타날 가능성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관세 장벽을 활용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확대하고 시장개방도 가속화 하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주식시장도 우려했던 급락 등 큰 충격은 받지 않을 전망이다.
최악의 시나리오(확률 30%)는 미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파기하고 대(對)중국 상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등 전면적인 대중(對中) 제재에 나서는 것이다. 여기에 대응해 중국도 미국 기업 제재에 나서고 고관세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금융시장의 위험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 연구원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인 이유로 (중국과) 전면전을 펼칠 경우 중국은 11월 미 대선까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인내의 시간을 보낼 것이며, 이는 경기회복 지연 및 금융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중국이 대(對)미국 경제보상을 강화하고, 양국이 2단계 미중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금융시장이 조기에 안정화되는 등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발생 가능성은 20%로 다른 2개 시나리오보다 낮다.
◇"한국증시도 부담...극한 충돌은 없을 듯"
[홍콩=AP/뉴시스] 홍콩 시내 중심가에서 5월24일 시위 참가자 수백명이 "광복 홍콩" "시대혁명"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0.05.24
그러나 시장이 예상하는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 고조가 2019년과 같은 관세전쟁의 재현, 혹은 심화로 연결돼 중국 수요위축을 유발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당시 미국은 경기호황을 누리고 있었지만 9월 이후 소비재 품목에 대한 관세부과에 부담을 느껴 이를 유예했고, 결국 올해 1월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최근 불거지는 미중 갈등은 코로나19 책임론을 가장한 첨단산업 패권전쟁과 미국 내 중국 상장기업 제재, 그리고 비인권 행위에 대한 제재로 귀결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지난해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이슈인 만큼 전망을 하기는 어렵지만, 양국 정상 모두 현재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극단적인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지긴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