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5/뉴스1
이 할머니는 25일 오후 2시40분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호텔 인터불고 즐거운홀에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다. 최근 윤 당선인의 갑작스런 방문으로 건강 상태가 악화한 영향인지 부축을 받고 자리에 앉았다.
기자회견 내내 할머니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과 윤 당선인에 대한 배신감이 뿌리 깊어 보였다. 억울한 듯 회견 중간마다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정대협과 윤 당선인을 비판할 때는 거침이 없었다. "지들이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하느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40분 넘게 진행된 모두 발언 내내 이 할머니는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왜 내가 이렇게 바보 같이 살면서 말도 못했나 생각했다"고 자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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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에 대한 분노가 특히 커 보였다. 30년 동안 함께한 동지였지만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하루아침에 배신한 사람으로 표현했다. "30년을 같이 해왔는데 한마디 말도 없이 마음대로 팽개쳐놓고 무엇 때문에 용서를 바라느냐"고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있을 때 잘해야 하는데 고생시키고 끌고 다니면서 김복동 할머니 이용해 먹고 뻔뻔하게 묘지에 가서 눈물을 흘렸다"면서 "정대협이 위안부를 이용한 행동은 도저히 용서하면 안 되고 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은 이 할머니의 발언 40분과 질의응답 등을 합쳐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지만 이 할머니의 건강을 고려해 5개 질문만 이뤄졌다. 긴 기자회견으로 이 할머니는 지친 모습이었지만 마지막까지 당부를 잊지 않았다. "피해자는 위안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피해자"라며 "모두가 책임감을 느끼고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말로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