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특례1호 상장 쉽지 않네…소마젠, 공모 또 연기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5.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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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김 소마젠 대표. /사진제공=소마젠라이언 김 소마젠 대표. /사진제공=소마젠


외국 기업 중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 특례상장에 도전하는 소마젠이 또 공모 일정을 연기했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지적을 감안해 희망공모가밴드를 하향조정 했다. 공모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소마젠은 25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오는 28~29일 진행할 예정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오는 6월 22~23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소마젠의 공모 일정 연기는 두 번째다. 앞서 지난 7~8일 예정된 수요예측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소마젠의 두 차례 공모 일정 연기는 우선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공모 시장 일각에선 적자 기업 소마젠이 제시한 밸류에이션이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소마젠이 앞서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는 1만3700~1만8000원으로, 밴드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3625억원이다. 소마젠의 지난해 매출액은 199억원, 영업손실은 48억원, 순손실은 229억원이다. 상장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다.

소마젠은 공모 일정을 재차 연기하면서 희망공모가밴드를 1만1000~1만5000원으로 수정했다.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시장 일각의 평가를 받아들인 셈이다.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비교기업으로 활용한 씨젠 (21,450원 ▼50 -0.23%)의 밸류에이션을 빼고 계산한 점이 눈에 띈다. 변경한 희망공모가밴드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3021억원이다. 여전히 3000억원 이상으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지 주목된다.



또 소마젠이 코스닥 상장회사 마크로젠 (19,350원 ▼430 -2.17%)의 자회사지만, 미국 법인인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시장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도 공모 일정 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외국 기업의 경우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증권신고서 노출 기간을 더 늘리기 위해 공모 일정을 연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마젠은 앞서 공모 일정을 연기하면서 코로나19(COVID-19) 관련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추가하며 성장 잠재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1일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코로나19 LDT(Lab Developed Test)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고 기재했다. 소마젠의 코로나19 관련 LDT는 의사를 통해 환자에게 테스트 결과 감염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소마젠은 외국 기업 특례상장 1호 기업인데다 최대주주가 코스닥 마크로젠이라는 점, 코로나19로 주목도가 높아진 유전자 검사 및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 등에서 흥행 여부에 대해 공모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공모 시장 관계자는 "소마젠이 시장 예상보다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있었던데다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의 수익 모델 구축 등에 대한 확신도 다소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며 "최근 공모 시장이 위축된데다 외국기업 첫 특례상장이라 주목받고 있는데, 두 차례 공모 일정 연기 및 밸류에이션 하향조정은 조금이라도 공모 시장 참여자의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크로젠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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