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플라스틱 카드 없이"…2금융 디지털금융 새실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김세관 기자 2020.05.2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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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금융강국 코리아]<1-③>비대면·AI·RPA 등 대내외업무 디지털 혁신 가속화…전통적 마케팅 방식 전환점

편집자주 세상을 코로나 이전/이후(Before Corona/After Corona)로 구분하는 건 하나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통념이 됐다. 이른바 AC 시대에 글로벌 밸류체인이 위협받으면서 ‘언택트’가 대세가 됐다. 금융 역시 이런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면 위주의 영업방식은 빠르게 비대면으로 대체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를 넓혀 가던 국내 금융회사들은 이제 디지털금융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설계사·플라스틱 카드 없이"…2금융 디지털금융 새실험


2금융권은 미래 경쟁력을 위해 디지털 금융을 강조하면서도 전통적인 대면 금융 서비스를 더 선호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가 이런 트렌드를 완전히 뒤집었다. 디지털금융은 악세사리가 아니라 필수품이 된 것이다.



24시간 보험가입, AI가 보험금 지급심사하고 대출도
은행과 비교할 때 보험업계는 상대적으로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속도가 늦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가입부터 보상까지 디지털금융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우선 가입시스템의 변화다. 삼성화재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연중무휴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디지털영업지원시스템을 지난해 8월부터 가동했는데 1분기에 확연한 성과를 올렸다. 대면영업 위축에도 불구하고 장기인보험 신계약 보험료가 1년 전보다 10.1% 늘었다.



AI(인공지능) 관련 기술도입도 활발하다. 한화생명은 보험금 지급 여부를 클라우드에서 AI가 실시간으로 심사하도록 했다. 한화생명은 약 25%인 자동심사율을 50%까지 높이는 게 목표다. 현대해상은 오는 7월 AI 챗봇을 활용해 약관 대출을 하고 완전판매 모니터링도 한다. 고객이 AI 음성봇과 쌍방향 대화를 하는 방식이다. 빅데이터 활용도 더 폭 넓어지고 있다. 예컨대 DB손보는 올해 전사적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해 업무효율화를 도모한다.

보험사 내부 업무 뿐 아니라 대외기관과의 업무에도 디지털 금융이 투입된다. 로봇(RPA) 시스템을 도입해 지난해 4만8000시간을 절감한 삼성생명은 올해 대외 업무에도 로봇 시스템을 투입해 관련 업무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디지털 세미나나 원격화상회의는 일상이 됐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연 실시간 웹세미나에 1000명이 넘는 고객이 접속했다. 참석자들은 댓글창을 활용해 질문을 주고 받았다. 해외 업무가 많은 코리안리는 현재 출장과 대면회의가 불가능해 원격 화상회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권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편인 보험업계에서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금융의 중요성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며 “상품 판매 뿐 아니라 원격진료 등 규제 완화가 검토되면서 다양한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없는 카드사, 디지털 시대 새실험
"설계사·플라스틱 카드 없이"…2금융 디지털금융 새실험
카드사 역시 플레이트 없는 카드를 내놓으며 외국사에 대응하고 있다. 카드의 경우 VISA와 마스터카드 등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신용카드사들이 비접촉결제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가맹점 단말기에 탑재하도록 해 왔다. 비자의 ‘페이웨이브’나 마스터카드의 ‘페이패스’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 결제 단말이 구비돼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호주, 뉴질랜드,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이 카드 없는 결제가 보편화 된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는 상반 기 중 플라스틱 플레이트가 없는 모바일 결제 전용 신용카드를 출시한다. 카드 신청부터 이용·상담에 이르는 전 과정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이뤄진다. 하나카드도 플레이트 카드 없는 ‘모두의’ 시리즈를 최근 론칭했다. 신한카드는 플레이트 없는 디지털 방식의 결제 플랫폼 ‘디클럽(D-Club)’을 고객 1만명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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