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이 지구 강수량 줄인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5.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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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민승기 교수 공동연구팀…화산 폭발 후 강수 감소 메커니즘 규명

화산폭발 자료사진/AFP=뉴스1화산폭발 자료사진/AFP=뉴스1


지구 온도가 1℃ 상승하는 것만으로도 해수면이 높아지고, 북극의 얼음이 녹고, 때 아닌 폭염과 강한 호우가 찾아오는 등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나타난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인위적 기후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태양이나 화산활동과 같은 자연적 요인의 영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연구진이 이와 관련해 열대 지역에서 화산이 폭발하면 전 지구 강수량이 어떻게 줄어드는 지 규명했다.



포스텍(옛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백승목 박사,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 취리히공과대학, 에딘버러대학으로 이뤄진 국제공동연구팀은 화산폭발로 유발된 엘니뇨가 전 지구 강수량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25일 밝혔다.

지금까지 화산활동이 전 지구 강수량을 줄인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그 구체적 메커니즘이 제시된 적은 없다.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 이후 2~3년 동안 전 지구 평균온도는 약 0.2도 감소했다. 이는 화산 폭발로 성층권에 방출된 엄청난 이산화황 입자들이 태양 빛을 반사 시켜 지표에 도달하는 태양열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화산 폭발은 이러한 냉각 효과와 함께 전 지구 육지 강수량을 감소시키는데 그 크기가 기후모델 시뮬레이션마다 달라 매우 불확실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화산 폭발 후의 강수 감소를 결정하는 주원인이 ‘엘니뇨 반응 차이’임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엘니뇨 현상은 3~8년 주기로 일어나는 기후 변동으로 적도 태평양의 무역풍이 약해지고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가뭄, 호우 등 전 지구에 기상이변을 가져온다.

특히 엘니뇨가 지속되는 동안 동남아시아, 인도, 남아프리카, 호주, 중남미를 포함한 전 지구 몬순 지역에서 강수량 감소가 발생한다.

연구팀이 여러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종합해 비교한 결과, 대부분의 모델에서 화산 폭발 이듬해에 엘니뇨가 나타났으며 전 지구 몬순 지역을 중심으로 강수가 크게 감소했다.

특히 기후모델 시뮬레이션마다 엘니뇨의 강도가 달랐는데, 강한 엘니뇨가 나타날수록 강수 감소가 더 뚜렷했다.

또 연구팀은 화산 강제력이 강할수록 서태평양 고수온 해역이 클수록 강한 엘니뇨가 발달하며 그에 따라 강수 감소가 심해지는 것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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